성령 강림
이인숙 안젤라 / 이콘 작가 angela0917@hanmail.net
1546년에 그려진 이 이콘은 그리스 아토스 크레테의 테오파니스 스타브로니키타 수도원에 있는데 성령 강림 이콘의 기본 형식이 된다.

윗부분 반원 형태의 만돌라는 천상의 상징이며, 성령을 상징하는 비둘기로부터 12개의 성령의 불이 사도들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고 있다.

사도들 뒤로 보이는 건물은 예수님의 승천 후 사도들이 묵고 있던 예루살렘 2층 방의 상징이다.

이콘 중앙의 베드로와 바오로를 중심으로 왼편에는 마태오와 루카가, 오른편에는 요한과 마르코가 앉아 있는데 그들이 손에 들고 있는 복음은 이들이 복음사가임을 상징하고 있다. 그 외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위대한 사건들에 함께한 제자들로서 손에 두루마리를 들고 있다. 이는 성령으로부터 받은 은총으로 가르침을 베푼다는 의미다. 회화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공간의 원근법이 이 이콘에서는 반대로 역원근법으로 표현되고 있다. 가장 뒤에 앉아 있는 베드로와 바오로가 가장 크게 표현되어 있는데, 이는 베드로는 예수님의 말씀대로 교회의 반석이며 첫 그리스도의 대리자였고, 바오로는 이방인들 안에 교회를 세웠으므로 교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였음을 의미한다.

베드로와 바오로 사이에 빈 공간은 부활하여 승천하신 그리스도, 또는 성령의 자리로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하심을 상징한다.

아치형 긴 의자 아래 검은 공간에 왕관을 쓴 사람은 코스모스왕이다. 인류의 대표자로서 어둠에서의 해방을 갈망하는 세상에 성령이 임하기를 바라는 의미다. 왕이 들고 있는 흰 천에 싸인 12개의 두루마리는 성령으로 변화된 제자들의 가르침으로 세상에 빛이 전해짐을 상징하고 있다.
스승인 그리스도의 부재는 제자들을 두려움으로 다락방에 숨어 기도하게 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서로 모여서 기도하는 중에 성령으로 그들의 마음에 함께 하심을 약속하신다. 이로 인해 제자들은 두려움을 떨쳐내고 세상에 그리스도의 빛을 전하는 용기를 얻는다.
성령 강림으로 부활 시기가 끝나지만 우리는 끊임없는 기도를 통해 부활의 신비를 기억하며 그리스도의 빛 안에 머물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