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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5.08 07:40

[강론] 부활 제6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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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 제6주일(나해) 강론 – 하느님 중심


 

주임신부   2021. 5. 9, 범일성당


 

어느 자매님의 이야기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그 자매님은 사고로 남편을 잃고, 또한 사기를 당해 집까지 잃어버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 뒤, 본인이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암 말기 진단까지 받게 된 것입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아들이 기도하고 있는 어머니를 향해서 울부짖으며 말합니다. - “하느님이 어머니에게 해준 것이 뭐 있다고 이렇게 기도하세요?”... 그 아들의 잣대로서는 그리 말 할만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이 자매님께서는 아들의 손을 꼭 잡고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 “남편을 잃은 것도 한스럽고, 집을 잃어버린 것도 원통하고, 이렇게 건강까지 잃어버린 것도 서러운 데, 내가 하느님까지 잃어버리고 그래서 믿음까지 잃어버리면 뭐가 남겠니?”... 제가 볼 땐, 정말 ‘대단한 믿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는 종종 무엇 무엇 때문에 하느님을 믿지 않겠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그 무엇들 때문에 하느님을 믿을 수 없다고 말할 것이 아니라, 하느님 때문에 그 무엇들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은 왜 잊어버릴까요?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요한 15,16)라고 하십니다. 즉, ‘나 중심’이 아니라, ‘하느님 중심’인 것입니다. 그러니, 나의 필요에 의해 내가 하느님을 선택하고 신앙을 갖게 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이 먼저 나를 선택하심으로써, 나는 그분 사랑 안에 머물게 됩니다. 그리고 오늘의 제2독서에서도 같은 맥락의 말씀이 나옵니다. - ‘우리가 하느님을 사랑한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우리를 먼저 사랑하셨다.’(1요한 4,10 참조)고 전해 줍니다. 즉, 하느님의 우리를 향한 사랑이 먼저이고, 이 사랑 때문에 우리도 하느님과 이웃을 향한 사랑을 드러내어야 함을 잘 알려주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는 종종 착각합니다. 마치 내가 물건을 사듯 하느님을 선택한 것처럼, 그래서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이 나에게 생겼을 때에는 물건 돌려주듯 하느님을 믿지 않겠다고 하곤 합니다. 많은 경우, 성당에 나왔다 안 나왔다 하는 신자분들을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성당 다니는 신자라고 하면서 교회 자체나 교회의 사람들과 봉사자들에 대하여 자기 잣대로만 판단하고 표현하는 분들을 가끔 볼 때도 그런 생각이 듭니다. 


 

기쁘게 살기를 바라시는 여러분, 우리를 먼저 사랑하시고 먼저 택하신 하느님 때문에, 우리는 우리에게 닥치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으며, 이 세상 안에서 기쁘게 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를 당신의 친구로 대해 주시는 예수님께서도 오늘 복음에서,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 11)라고 말씀해 주셨습니다. 


 

주님 사랑 속에 계신 여러분, 우리가 ‘나 중심’보다는 점점 더 ‘하느님 중심’으로 거듭 변화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나만의 잣대’가 점점 객관성을 지님으로써 ‘우리의 잣대’가 되고, 나아가 ‘하느님의 잣대’ 되길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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