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양성당에서

가톨릭부산 2021.04.28 10:41 조회 수 : 35

호수 2649호 2021.05.02 
글쓴이 서강진 신부 

언양성당에서
 
서강진 신부 / 언양성당 주임


 
   90여년 전 ‘언양에 가면 뾰족한 지붕이 있는 돌로 지은 큰 집이 있다’는 소문이 퍼져나갔습니다. 그 집을 구경하기 위해 울산과 양산 등지에서 도시락을 준비해서 사람들이 구경왔습니다. 바로 언양성당입니다. 지금껏 그 성전은 든든한 암반 위에서 긴 시간을 꿋꿋이 지켜왔습니다. 
 
   성당에 들어서면 마당에 아름드리 벚나무들이 있습니다. 지난 4월 매일미사책 표지에 실릴 정도로 벚꽃은 탄성을 지어낼 정도로 아름답고 화사합니다. 그 벚나무 역시도 오랜 세월 굳건하게 뿌리를 내리고 성당의 역사와 함께 했습니다. 
 
   오늘도 미사 전 30분이면 어김없이 종탑의 종이 울립니다. 사람의 손으로 울리는 종소리는 이곳 신자들의 마음을 하느님께로 모으는 역할을 수행해 오고 있습니다. 성당이 세워진 이후로 꾸준히 말이죠. 
   마지막으로 이곳에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기도하시는 형제자매들이 계십니다. 미사 1시간 전부터 한분 두분 오시면서 성전의 자리가 일찍부터 채워집니다. 
 
   이렇듯 언양성당은 외적으로 단단한 돌로 이루어져 있고, 내적으로도 그만큼의 단단한 신앙심을 지니고 있습니다. 마치 단단히 쌓아올린 돌처럼, 신앙도 단단히 쌓아 올라 있습니다. 오랜 세월 한결같이 믿음의 한 자리를 차지한 신자들을 하늘나라의 한 자리로 이어지기를 희망합니다. 
 
   발걸음이 계속된 곳에 길이 나듯이, 신앙이 오래된 이곳에 주님께로 나아가는 길이 새겨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길의 끝에 하느님 나라를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앙의 선조들이 계속해서 걸어갔던 그 길을 따라 걸어갈 때 말이죠. 또한 그 머무름 안에 하느님께서도 함께하십니다. 
 
   ‘내 안에 머물러라. 나도 너희 안에 머무르겠다.’ 
 
   하늘나라의 자리는 우리를 위해 마련되어 있습니다. 하늘나라로 향하는 그 길이 열려 있습니다. 또한 그 길에 하느님께서 함께하고 계십니다. 
 
   그리고 삶이 불안하고 고통스러울 때 언양성당을 찾아주세요. 주님 안에서 머무를 수 있는 분위기 안에서 하느님께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이 보일 것입니다. 그 자리에 머물고 있었던 신앙의 모습들과 은총들이 여러분에게도 전달될 것입니다. 
 
   성당 돌벽에 새겨진 신자들의 기도와 역사 안에 새겨진 하느님의 이끄심을 언양성당에서 느껴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815호 2024. 6. 2  “그리스도의 몸”, “아멘” file 박기흠 신부 
2814호 2024. 5. 26  “보라,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 28,20) file 차성현 신부 
2813호 2024. 5. 19  성령을 받아라! file 윤준원 신부 
2812호 2024. 5. 12  예수님, 하늘로 오르셨도다! file 김홍태 신부 
2811호 2024. 5. 5  서로 사랑하여라 file 이차룡 신부 
2810호 2024. 4. 28  열매를 맺지 않는 가지는 다 쳐 내신다. file 주영돈 신부 
2809호 2024. 4. 21  착한 목자의 삶 file 박상운 신부 
2808호 2024. 4. 14  예수님, 감사합니다! 장재봉 신부 
2807호 2024. 4. 7  질문하는 사람, 토마스 file 홍경완 신부 
2806호 2024. 3. 31  빈 무덤 - 부활하신 주님께서 함께 계심을 보는 곳 file 신호철 주교 
2805호 2024. 3. 24  마음 안에 주님의 십자가를 세웁시다. file 한건 신부 
2804호 2024. 3. 17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 file 김명선 신부 
2803호 2024. 3. 10  구원은 하느님의 선물 file 심원택 신부 
2802호 2024. 3. 3  “성전을 허물어라.” file 김경욱 신부 
2801호 2024. 2. 25  세례받은 자, 본래의 모습으로 file 이성주 신부 
2800호 2024. 2. 18  광야와 인생 file 김무웅 신부 
2799호 2024. 2. 11  주님께서 원하시는 대로 file 박명제 신부 
2798호 2024. 2. 10  주인이 종의 시중을 드는 이유 이장환 신부 
2797호 2024. 2. 4  사실 나는 복음을 선포하려고 떠나온 것이다. file 이장환 신부 
2796호 2024. 1. 28.  사랑의 권위 file 백성환 신부 
색칠하며묵상하기
공동의집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