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645호 2021.04.04 
글쓴이 손삼석 주교 

삶이 바뀌어야 부활이 옵니다.

 
교구장 손삼석 요셉 주교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사랑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2021년에도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계속되는 코로나19로 지친 여러분들을 축복하시고 크신 평화를 내려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모두들 힘들어하는 이 시기에 맞은 2021년 사순절과 주님 부활 대축일은 여느 해 보다 우리에게 더 깊은 의미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은 우리의 주위를 둘러보면 아직도 여러 상황이 만만치 않습니다. 어둡고 긴 터널에 들어선 지 1년이란 시간이 지났는데도 아직도 그 끝은 보이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터널 속의 이 어둠이 두렵고 익숙하지 않아 불안해하고 또 두려워합니다. 아울러 언제 이 터널을 벗어날 수 있을지 아무도 모르기에 더욱 답답해합니다.
 
  골고타 언덕에서 예수님이 십자가 위에서 비참하게 돌아가셨을 때, 겁에 질려 바깥출입도 못 하고 골방에 숨어서 공포에 떨던 제자들의 심정이 이러했을까요? 사흘이라는 그 시간이 제자들에게 얼마나 긴 시간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그 사흘 동안 제자들은 하늘같이 믿었던 스승님을 잃었다는 상실감과 그렇게 능력이 있으셨던 분이 허무하고 비참하게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는 절망감과 배신감, 그리고 언제 로마 군사들이 들이닥칠지 모른다는 공포심에 사로잡혀 있었을 것입니다. 바로 그 순간에 부활하신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나타나셔서 당신이 다시 살아나셨음을 보여주셨고, 부활하신 스승님을 만난 제자들은 그 모든 것을 떨치고 일어서는 부활을 체험하였습니다. 제자들은 기쁨에 가득 차 용기를 얻고 힘차게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스승이신 예수님의 부활이 바로 그들의 부활이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부활은 단지 죽음에서 되살아난 것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주님의 영광 안에서 완전히 다른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을 말합니다.
 
  사랑하는 교형 자매 여러분,
  계속된 코로나19로 인해 지금 우리가 겪는 고통은 죽음과 멸망의 고통이 아니라 인생이라는 우리의 삶의 과정에서 만날 수 있는 하나의 시련에 불과합니다. 물론 아직도 여러 상황에서 많이 어렵고 힘들지만 그 힘듦 가운데에서 우리는 새로운 것을 찾아내었고 또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았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살면서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물질문명의 발달로 인한 편리함과 풍부함만 추구하며 살았습니다. 그런 삶이 이웃을 배척하고 세상과 자연환경을 파괴하였습니다. 이 세상은 혼자서만 살 수 있는 곳이 아니고, 더불어 서로 사랑하고 위하며 살아야 함을 알았습니다. 더불어 사는 대상은 사람만이 아니고 지구와 자연과 환경임도 알았습니다. 그동안 우리가 살았던 삶의 많은 부분이 생명을 살리는 부활에 역행하는 삶이었습니다. 제자들이 겪은 어둠의 사흘을 겪고 있는 우리도 이제 부활하신 주님과 함께 참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하고 회심해야 합니다. 그래야 주님의 부활을 통해 우리도 부활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 삶의 태도를 새롭게 할 때 이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고, 이 지상에서의 부활의 삶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가 체험하는 부활의 삶이 영원한 부활로 이어질 것입니다. 부활하신 주님께서 베푸시는 은총과 평화에 힘입어 기쁘고 복된 부활의 삶을 살아가시길 기도드립니다.
 
   “이날은 주님께서 마련하신 날입니다, 이 날을 기뻐하고 우리 함께 춤을 춥시다. 알렐루야! 알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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