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633호 2021.0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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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사회사목국 |
그래도 괜찮아요
사회사목국
건우(가명, 16세)의 아침은 여느 중학생과는 다릅니다.
즉석밥으로 아침을 차린 뒤 아빠와 여동생과 식사를 하고 급히 온라인 출석을 합니다. 건우는 40분도 채 되지 않는 수업을 끝까지 들은 적이 거의 없습니다. 폐암으로 항암치료를 받아야 하는 아빠와 함께 진료시간에 맞춰 병원에 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빠와 결혼하기 위해 태국에서 온 엄마는 3년 전에 아빠와 이혼한 후로 연락이 끊어졌고, 가까운 친척조차 없기에 사실 건우가 아빠의 보호자인 셈입니다. 아빠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언제까지 주어질지 몰라 불안하지만, 건우는 내색 한 번 하지 않고 의젓하게 아빠 곁을 지킵니다.
택시기사였던 아빠는 든든한 가장이었지만, 지금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합니다. 당장이라도 수술을 해야 하지만, 정부 보조금으로 겨우 살아가야 하는 건우네 사정을 잘 아는 담당 의사는 수술하자는 말을 쉽사리 꺼내지 못합니다.
그런데 얼마 전, 암세포가 뇌로 전이되었다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진단을 받습니다. 큰 충격과 절망에 사로잡힌 아빠는 그때부터 매일 술에 의존하며 자주 서러운 울음을 터트립니다.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는 아빠를 지켜보며 건우는 마른 울음을 삼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지만, ‘우울감 높음’이라는 심리검사의 결과가 그 마음을 대변합니다.
장래희망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건우는 “아직 생각해본 적 없어요.”라고 말합니다. 아빠가 돌아가시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동생은 또 어떻게 책임져야 할지 걱정과 고민이 많기에 자신의 꿈을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던 것이 아닐까요. 또래 친구들이 자주 하는 고민조차 건우에게는 먼 나라 딴 세상의 이야기입니다. 많이 아픈 아빠와 아직 초등학생인 여동생이 건우의 마음 안에 항상 크게 자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괜찮아요.”라고 의젓하게 말하는 건우지만, 사실 자신이 겪어야 하는 현실이 두렵고 막막하기만 한 중학생입니다. 열여섯 살의 나이에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의 벽 앞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건우에게 가장 필요한 건 응원과 격려의 손길입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2021년, 건우가 희망과 용기를 지니고 자신의 꿈을 찾을 수 있도록 여러분의 따뜻한 촛불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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