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632호 2021.01.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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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동욱 신부 |
위로의 샘이 되어 주실래요?
이동욱 신부 / 꼰솔라따 선교수도회, 케냐 말란디 교구 아두 선교지, 복자 요셉 알라마노 성당 주임
요즈음엔 세상 어디를 가나 쉽게 가톨릭 신자를 만날 수 있고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는 것도 어렵지 않으나, 제가 2016년 1월에 도착해 사목하고 있는 케냐 말린디교구의 아두 선교지는 달랐습니다. 충격적인 사실이지만 가톨릭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종교였습니다. 처음 제가 도착했을 때 이 교구는 이슬람인들이 많아 그러려니 생각했지만 실은 교구가 설립된 지 20년 정도여서 사제나 수도자와 선교사의 손길이 미치지 못한 곳이 많기 때문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복음 선포가 시급한 곳이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가톨릭을 접한 적이 없다 보니 미사 드리는 모습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특히 결혼하지 않는 사제나 수녀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합니다.
이곳 사람들은 대부분 농사(옥수수, 콩, 카사바)를 짓고 가축(염소나 소)을 기르며 숯을 만들어 살아갑니다. 관계시설 미비로 농사는 비에 의존하고, 식수는 주로 빗물이 고인 웅덩이나 마을 공동 우물에서 조달하지만 많은 마을 주민들이 이용하다 보니 수급이 매우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교육·보건·수도·전기시설 등 사회 기반 시설이 전체적으로 열악한 곳입니다.
제가 처음 선교를 시작할 당시에는 본당과 공소 2개, 신자 가정 한 가족을 포함하여 100명 정도의 예비신자(대부분 초·중·고등학생)들이 있었습니다. 본당 부지에 천막을 지어 미사를 봉헌하고, 간단한 양철 지붕을 세워 교리실로 사용하였습니다. 또 세 번이나 계속된 우물 공사 실패에도 더 이상 다목적 강당과 사제관 공사를 미룰 수 없어 많은 은인들의 도움을 받아 2018년에 공사를 시작하여 2019년에 완공하였습니다.
지금 아두는 본당과 공소 5개, 유아세례를 포함하여 300여 명의 영세자들로 발전하였습니다. 또 소공동체와 성인들 제 단체, 교황청어린이전교회와 복사단, 성가대 등 다양한 단체를 통해 나름대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본당 숙원사업인 우물 공사를 위해 본당 부지로부터 1km 떨어진 곳의 땅을 매입하여 우물을 파고 있습니다. 마침내 140m 깊이에서 물을 발견하여 어렵게 마무리 공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많은 이들의 기도와 도움으로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낸 기록을 사진과 함께 선교지에서의 일화와 선교 일기, 말씀 묵상을 모아 『위로의 샘』이라는 책에 담았는데요, 이 책이 케냐 아두 교회의 초기 역사가 되고 동시에 후배 선교사들이나 그리스도 신앙인들에게는 작은 나눔이 되길 바랍니다. 하지만 여기 아두 선교지가 나아갈 길은 아직도 멀기만 합니다. 그러나 ‘주님의 뜻대로’ 이루어지리라 믿고 모든 것을 주님께 맡깁니다. 생명수와도 같은 ‘위로의 샘’인 우물 공사가 마무리되기를 기도하면서 저는 오늘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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