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632호 2021.01.03 |
|---|---|
| 글쓴이 | 김원석 신부 |
이제는 우리의 공현을···
김원석 신부 / 양산성당 주임
이 땅과 온 세상은 바이러스와의 전쟁이 한창이고 인간의 삶은 고단하고 피폐하며 두렵기만 합니다. 나약한 인간은 세상의 두려움에 용기를 잃거나 숨거나 눈을 감음으로써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무시하려 합니다. 이 두려움은 사람 사이의 거리두기를 하게 만들 뿐만이 아니라 하느님과도 더 거리를 두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가난하고 약한 아기의 모습을 가진 주님의 공현은 주님이시기에 언제든지 아무렇게나 할 수 있는 것 즈음으로 생각할지 모르나, 예수님에게 공현은 그저 쉬운 사건이 아닙니다. 주님께서도 많은 두려움을 가지고(마태 26,39 참조) 세상을 향해 당신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하느님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수도 있는 큰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에도 우리와 거리를 두지 않기 위해 모든 것을 다 비우시는 큰 결심을 하시고 가난하고 약한 모습으로 오시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세상을 향해 거리는 둘 수 있지만, 오늘 희망을 선포하는 하느님과는 거리를 두지 마시기 바랍니다. 이웃과는 거리를 두어야겠지만, 그들을 위한 간섭은 거리를 두어야겠지만, 그들을 향한 뒷담화는 거리를 두어야겠지만, 그들의 고통에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이웃의 슬픔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리고 이제는 여러분을 세상에 드러내야 합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그리하셨듯이 내가 희망이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희망을 두는 이유입니다. 그래야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이 증명됩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희망이 된 이유는 주님께서 모든 것을 비우시고, 우리의 희망이 되셨기 때문입니다. 희망은 가지는 것이 아닙니다. 희망은 주님처럼 베푸는 것입니다. 희망은 내 안의 것이 아니라, 나를 통해 증거 하는 하느님의 것입니다. 오늘 우리 앞에 나타난 아기가 우리의 기쁨이요 희망이 되기 위해서는,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우리가 그 사실을 항상 깨어 믿고 주님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나로부터 변화되어 이곳에 하느님 나라를 만들어 가야겠습니다. 하느님은 이제 여러분의 공현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신앙과 말씀으로 세상의 희망이 되는 여러분이 되길 기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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