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625호 2020.11.29 
글쓴이 박상운 신부 

대림, 새색시가 새신랑을 맞이하듯이….
 
박상운 신부
 
   또다시 기다림의 때, 대림 시기가 다가왔습니다. 대림절을 맞이하면서, ‘나는 가장 절박하게 누군가를, 또는 무엇인가를 기다렸던 때는 언제였던가?’를 생각해 봅니다.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오는 이즈음에 제 마음은 더욱 착잡합니다. 왜냐하면 한 해를 마무리할 시기가 되면 어쩔 수 없이 밀려서 새해를 맞이한 것 같기 때문입니다. 
 
   주님을 기다리면서, 세상 걱정으로 어쩔 줄 몰라 한다면, 주인님이 오실 것을 대비하는 종의 마음으로 대림절과 새해를 맞이하지 못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입니다. 그러니 걱정을 내려놓고 주님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하겠습니다. 
 
   초대교회 신자들은 계속된 박해와 환란으로 인하여 대단히 큰 고통을 당했습니다. 그런데 그들로 하여금 그 고통을 이겨내도록 한 것은 구세주 주님께서 곧 재림하실 것이리라는 믿음이었습니다. 주님께서 곧 재림하실 것이며, 재림하신 주님께서는 자신들이 당한 고통의 대가를 낱낱이 갚아주시리라는 믿음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게 해주었습니다. 
 
   주님의 성탄을 기다리는 첫 주일, “항상 조심해서 깨어 있어라.” 하셨는데, ‘나는 무엇에 깨어 있어야 하는가?’를 묵상해 봅니다. 먼저, 깨어 있는 자세로 사제 수품 때의 첫 마음을 확인하고 새롭게 다짐해봅니다. 이는 ‘그리스도께서 제 삶의 전부임’을 생각하면서, 주님의 기도에서와 같이 ‘아버지의 뜻이 내 삶 안에서 가장 먼저 이루어지기를 청하는 자세’가 깨어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주님은 2천 년 전에 이미 오셨고, 우리는 이미 주님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매일 주님을 새롭게 만납니다. 그러니 우리와 주님의 만남도, 마치 새신랑을 맞이하기 위해 기다리는 새색시처럼, 그런 설렘으로 준비해야겠습니다. 우리와 주님의 새로운 만남을 위해, 아직 아니 만난 사람처럼 주님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깨어 있지 않으면 하느님 아버지의 뜻보다는 내 뜻을 내세우게 됩니다. 우리가 믿고 희망하는 것은, 바로 내 뜻에서 하느님 아버지의 뜻으로 옮아감입니다. 
 
   그러므로 사도 바오로의 말씀처럼, “우리는 그리스도와 함께 살면서 모든 것을 넉넉히 갖추게 되었고, 어떤 은사에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시기를 기다리고 있어야겠습니다.”(1코린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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