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58호 2015.12.1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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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사회사목국 |
할머니의 작은 보금자리
- 어느 젊은 복지사의 편지 -
사회사목국(051-516-0815)
가을비가 내리 던 어느 날, 우리 복지관을 찾아 온 배국희 할머니. 우산도 없이 비를 맞으며 들어 오신 할머니 얼굴에는 빗물과 함께 슬픔까지도 함께 흘러 내리고 있었습니다.
할머니는 형편이 어려워 초등학교도 가지 못하고 남의 집 식모살이를 하며 세상살이를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그러다 할아버지를 만났고 비록 가난하지만 다섯 아들 입에 먹을 것 넣어주는 재미로 오붓하게 살아가셨답니다. 하지만 할아버지와는 막내아들이 태어나던 해에 너무나도 급작스레 사별을 하셨답니다.
젊은 날의 할머니는 어린 자식들을 키우기 위해 안 해 본 일이 없었고 하루 2∼3시간 쪽잠을 자며 일해도 자녀들을 제대로 교육하고 키우기는 어려웠노라고 한탄을 하십니다. 아들들은 원망만 남기며 하나둘씩 집을 나가버렸지만 할머니는 그런 자식들이 원망스럽기보단 더 미안하고 더 죄스럽기만 하다 하십니다.
결국 오갈 때 없는 할머니는 부서진 나무와 비닐을 주워 간신히 누울 수 있는 농막을 짓고 20년이란 세월 동안 자식들의 연락만을 기다리며 살아오셨고 그 모진 세월은 할머니의 몸과 마음에 상처와 질병만을 남겼습니다. 복지관을 찾아오신 그날도 누구에게도 도움을 요청할 데가 없었던 할머니가 우연히 복지관 차가 지나는 것을 보시고 제대로 걷지 못하시는 발걸음으로 무작정 차를 따라 오셨다는 것입니다.
할머니와 함께 차마 집이라 부를 수 없는 거처 하시는 곳을 찾았습니다. 할머니의 농막은 가을비로 조금씩 쓰러져 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곳에서 할머니는 홀로 대상포진, 당뇨, 고혈압, 신경통 등에 시달리며 한여름 더위와 한겨울 추위와 싸우고 계셨습니다.
할머니를 위해 우리가 해 드릴 수 있는 것은 고작 농막이 넘어지지 않도록 보수하는 일과 할머니가 한글을 공부 할 수 있도록 도와 드리는 일뿐이었습니다.
결국 교구 로사리오카리타스에 도움을 청하였습니다. 그리고 교구 로사리오카리타스에서는 할머니의 가장 기본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셨습니다.
하지만 젊은 사회복지사로서 아직도 바람만 간신히 막은 농막에서 잠을 청하고 돈이 없어 키우던 닭을 들고가 쌀과 바꾸실 할머니를 생각하니 가슴이 아픕니다. 할머니의 몸과 마음이 치유되고 따뜻한 집에서 두 다리 편하게 펴고 잠을 청할 수 있도록 많은 사랑의 손길 부탁드립니다. 아울러 염치없지만 젊은 사회복지사가 더더욱 뜨거운 열정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많은 기도도 부탁드립니다.
도움 주실 분
신협 131-016-582122
부산은행 101-2017-0218-01
예금주 : 천주교 부산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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