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2612호 2020.08.30 
글쓴이 장세명 신부 

하느님의 일과 사람의 일


 

장세명 신부 / 웅상성당 주임


 

   인간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자신의 능력이나 가치를 인정받기를 원합니다. 또 자신이 하려고 하는 일이 잘 되기를 바랍니다. 실패나 좌절보다는 성공함으로써 자신의 삶이 평안하고 행복해지리라 생각합니다. 신앙인인 우리들도 은연중에 이렇게 되기를 바라고 기대합니다. (성가 515장 후렴 : 주여 넘치도록 자비를 베푸시어 우리 한 생애 기쁘고 즐겁게 해주소서.)
 

   오늘 제1독서에서 예레미야는 하느님의 사람 즉, 예언자가 되면 이스라엘 백성이 자신을 알아보고 존경해 주리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들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자 이스라엘 백성은 자신들의 죄를 지적하며 심판하시리라는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여 회개하기보다, 거짓 예언으로 여기고 예레미야를 거짓 예언자로 매도하고 붙잡아 때리고 조롱하였습니다. 그래서 더 이상 치욕과 비웃음거리가 되지 않기 위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자신 안에 있는 그 말씀을 전하지 않을 수 없더라고 고백합니다. 복음에서도 예수님께서 당신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을 미리 밝히시는데 베드로가 나서서 주님을 꼭 붙들고 반박하는 장면을 전해줍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시기에 온 이스라엘 백성이 믿고 따라야 할 분으로 결코 백성의 지도자들에 의해 많은 고난을 받고 죽음을 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이와 같이 오늘 말씀을 통해 자신의 불행함을 고백하는 예레미야나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에 대해 강하게 부정하는 베드로를 만나게 됩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여태 겪어보지 못한 비정상적인 나날을 보내는 우리는 계속 들려오는 뉴스로 인해 불안과 두려움 가운데 살아가고 있습니다. 우리 삶에 있어 시련이나 반대에 부딪히지 않고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그러지 못할 때 불행하다고 여기고 하느님께로부터 벌을 받거나 버림받은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운 생각마저 들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우리를 꾸짖으십니다. “너는 하느님의 일은 생각하지 않고 사람의 일만 생각하는구나!” 그렇습니다. 신앙인인 우리가 바라고 행해야 하는 것은 바로 하느님의 일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제2독서에서 “무엇이 하느님의 뜻인지, 무엇이 선하고 무엇이 하느님 마음에 들며 무엇이 완전한 것인지 분별할 수 있게 하십시오.”(로마 12,2)라고 가르치십니다. 어려움이나 시련을 피할 수 있게 되기를 청하기보다 이러한 어려운 시기에 과연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무엇을 원하실까 하는 것을 묵상함으로써 하느님의 일을 생각하고 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호수 글쓴이
2905호 2025. 12. 28  사랑으로 물들어 가는 가족 이요한 신부 
2904호 2025. 12. 2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요한 1,5ㄱ 참조) 신호철 주교 
2903호 2025. 12. 21  믿고 순종하는 이를 구원하시는 임마누엘 하느님 file 한인규 신부 
2902호 2025. 12. 14  자비롭고 선한 사람 file 손지호 신부 
2901호 2025. 12. 7  방향전환 file 이재석 신부 
2900호 2025. 11. 30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file 김병수 신부 
2899호 2025. 11. 23  모순과 역설의 기로에서 file 김지황 신부 
2898호 2025. 11. 16  가난한 이들은 기다릴 수 없다 file 이상율 신부 
2897호 2025. 11. 9  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file 최정훈 신부 
2896호 2025. 11. 2  우리의 영광은 자비에 달려있습니다 file 염철호 신부 
2895호 2025. 10. 26  분심 좀 들면 어떤가요. file 최병권 신부 
2894호 2025. 10. 19  전교, 복음의 사랑으로 file 김종남 신부 
2893호 2025. 10. 12  우리가 주님을 만날 차례 file 한종민 신부 
2892호 2025. 10. 6  복음의 보름달 file 김기영 신부 
2891호 2025. 10. 5  느그 묵주 가져왔나? file 김기영 신부 
2890호 2025. 9. 28  대문 앞의 라자로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file 정창식 신부 
2889호 2025. 9. 21  신적 생명에 참여하는 삶 file 조성문 신부 
2888호 2025. 9. 14  나를 죽이고 십자가를 지는 삶 file 박재범 신부 
2887호 2025. 9. 7  더 크게 사랑하기 위해서는? file 이재원 신부 
2886호 2025. 8. 31  행복을 선택하는 삶 file 박호준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