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본보기

가톨릭부산 2020.07.29 09:51 조회 수 : 19

호수 2608호 2020.08.02 
글쓴이 윤경일 아오스딩 

좋은 본보기
 

윤경일 아오스딩 / 좌동성당, 의료인 ykikhk@hanmail.net
 

   『사이언스』지에 ‘깨진 유리창 가설’에 관한 자료가 실렸다. 연구팀은 ‘낙서 금지’라는 표시가 있는 거리에 세워놓은 자전거들에 광고 전단지를 꽂아두었다. 낙서 금지라는 표시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낙서가 많은 곳에서는 자전거 운전자 69%에서 광고 전단을 함부로 땅바닥에 버렸지만, 낙서가 없는 깨끗한 곳에서는 광고 전단을 버린 자전거 운전자가 33%에 불과했다.    

   어떤 실험에 의하면 조깅을 할 때 사람들이 아무도 없을 때보다 누군가가 자기를 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더 열심히 달린다고 한다. 공중화장실에서도 혼자 있을 때보다 다른 사람이 있으면 손을 씻는 빈도가 올라간다는 결과도 있다. 또 이타적 행동을 요청할 때 한 사람보다 두 사람이 권할 때 받아들여질 확률이 더 높아진다. 이처럼 사람의 행동규범은 사회집단에 밀접한 영향을 받는다.

   아이가 부모와 같이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두 손에 무거운 물건들을 들고 다가왔다. 부모가 물건 일부를 들어 주었다. 얼마 후 학교 운동회 때, 체육용품을 안고 힘들게 걸어가는 낯선 선생님을 보고서 아이는 달려가 도와 드렸다. 다음날 담임 선생님께서 알고 아이를 칭찬해 주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본보기다. 엘리베이터 앞에서 부모가 했던 행동을 관찰한 아이가 자신도 유사한 상황에서 모방 행동을 했다. 만약 부모가 무거운 물건을 든 사람을 외면했다면 아마 아이도 그렇게 했을 것이다. 본보기는 행동 방식을 강화할 수도 있고 더 억제할 수도 있다.

   한때 루게릭병 환자를 돕자는 취지로 ‘아이스 버킷 챌린지’ 열풍이 불었다. 미국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전 세계로 확산됐다. 참가자는 세 명을 지목해서 얼음물을 뒤집어쓰든지 100달러를 루게릭병 단체에 기부하라고 요구한다. 그 뒤 자신은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 인터넷에 올리는 퍼포먼스였다. 마크 저커버그와 빌 게이츠 같은 유명 인사들이 참여하여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얼음물 샤워라는 챌린지는 유쾌한 놀이와 기부 문화가 결합된 재미있는 본보기였다.

   우리는 각자 거미줄처럼 엮인 인간관계를 맺으면서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살아가고 있다. 좋은 본보기는 구성원 간의 결속과 연대를 통해 사회발전의 한 축이 된다. 신앙인으로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누가 가장 좋은 본보기일까?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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