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랑의 호흡, 성령님!

가톨릭부산 2020.05.27 09:45 조회 수 : 52

호수 2599호 2020.05.31 
글쓴이 경훈모 신부 

내 사랑의 호흡, 성령님!
 

경훈모 신부 / 덕천성당 주임
 

   오순절, 성령강림 날은 교회의 탄생일입니다. 교회의 주인인 교우님들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오늘은 생명과 사랑의 가치를 새롭게 묵상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태초에 천지 창조 때부터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서 사랑을 쏟으셨습니다. 그 사랑은 영원합니다. 그 태초와 영원 사이에서 우리를 터치하시는 사랑이 바로 성령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 아끼셨던 인간들이 사랑을 훼손시키자, ‘더 사랑’을 위해 친히 인간이 되셨습니다. 따라서 사랑과 구원은 뗄 수 없는 하나입니다. 강생과 십자가, 부활과 성체 안에서 사랑과 구원이 하나로 존재합니다. 그것은 오직 성령의 힘으로 가능했습니다.

   ‘성령의 힘이’, ‘성령으로 가득 차’ 성경의 이런 표현들이 이를 강조합니다. 그러니 오직 성령께 의탁했던 사도들이 증언하듯, 강생과 십자가와 부활의 신비도, 교회의 시작인 오순절과 성체성사도 성령의 힘으로 일어났고, 지금도 계속 일어나는 기적입니다.

   그 성령의 중재로 인한 사랑과 구원 사이에 우리가 있습니다. 사랑 때문에 시작된 우리의 인생이 하느님의 사랑을 만나, 그 사랑의 힘으로 걷는 참 행복의 길이 곧 구원의 길입니다.

   이 길에 처음부터 끝까지 성령께서 동행하십니다. 불신과 불안이 아닌, 사랑을 선택하도록 지혜로 돕는 분이 협조자 성령이십니다. 서로의 사랑 속에서 이미 현존하시어, 그 사랑의 상처와 아픔도 어루만져 주시는 위로자도 성령이십니다.  성부와 성자를 향해 가는 사랑의 길, 그 길에서 만나는 모든 악과 방해물로부터 지켜주시는 보호자, 또한 성령이십니다. 하느님과 나, 너와 나, 우리 사이에 보호와 위로와 협조! 우리들의 그 모든 삶 속에서 성령께서 활동하십니다. 마치 들숨과 날숨처럼 말입니다. 따라서 모든 사랑의 호흡이 곧 성령의 활동입니다.

   이렇게 성령을 통해 누구라도 구원을 받습니다. 이런 하느님 사랑의 놀라운 계획을 알아차리고, 믿고 의탁하는 날이 바로 오늘 성령 강림 대축일입니다.

   육은 늘 헛된 욕망을 쫓지만, 성령께서는 새 삶을 주십니다. 우리 삶을 거짓 자아나 육에서 영으로, 참 생명의 길로 바꾸어 주십니다. 부활 시기를 마감하는 오늘, 사도들처럼 성령께 내 모든 여정을 맡기며, 다시 태어나는 기쁨이 모두에게 충만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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