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96호 2020.05.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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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윤벽 신부 |
깨달음의 눈
이윤벽 신부 / 초량성당 주임
오늘 복음에 필립보가 예수님께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요한 14,8) 하자 예수님께서 안타까워하고 섭섭해하십니다.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요한 14,9)
또한 요한복음 2장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누구에 대해서도 사람의 말은 들어보실 필요가 없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의 마음속까지 꿰뚫어 보시는 분이었다.”(공동번역 요한 2,25) 하지만 당신께서 부활하신 후에는 상황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숨을 내쉬시며 성령을 받아라.” <요한 2장> 이때부터 제자들은 달라집니다. 성령의 도움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제자들의 눈이 달라진 것입니다.
고대 종교에서 제3의 눈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힌두교에서는 이마 한복판에 제3의 눈을 그립니다. 이것을 ‘티카’라고 부르는데, 깨달음의 눈이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제3의 눈은 세상의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인도 여성들은 이마에 붉은색으로 제3의 눈을 그린다고 합니다. 우리 성당 자매님들이 미사에 참여할 때 미사포를 사용합니다. 여자가 기도하거나 하느님 말씀을 전할 때 머리에 무엇을 쓰지 않으면 남편을 부끄럽게 하는 것이다고 바오로 사도가 말했는데, 이제는 그 의미를 확대하여 해석했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남자에 대한 순명 만으로 미사포를 사용할 것이 아니라 ‘깨달음의 눈’, ‘영적인 눈’으로 예수님을 잘 볼 수 있도록 그 의미를 더 크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사도행전 9장에 재밌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리스도교 신자들을 박해하던 바오로가 다마스쿠스 가까이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깜짝 놀라 “당신이 누구십니까?” 하고 물으니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라고 말과 함께 하늘에서 갑자기 빛이 번쩍했습니다. 바오로가 일어나 눈을 뜨려고 하니 사흘 동안 앞을 볼 수가 없었답니다. 나중에 아나니아를 통해 성령을 받고서야 바오로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떨어지면서 다시 보게 되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부활 5번째 주일입니다. 아직 부활 체험을 하지 못하신 분들이 많으시죠? 우리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기 전의 바오로 사도처럼 세상일에 분주하게 돌아다니지만 말고, 내 안에 계신 성령의 도움으로 우리 눈을 “깨달음의 눈”으로 바꾸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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