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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0 10:48

[강론] 주님 수난 성금요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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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수난 성 금요일 예식 강론 – 어떻게 죽을 것인가?
 

주임신부  윤 용 선 바오로  2020. 4. 10,  범일성당


 

수도자나 성직자에게는 맡은 바 ‘소임지’가 있는데, 소임지에서의 삶과 관련하여 이런 말이 있습니다. - ‘오늘 이곳이 전부인 것처럼, 내일 이곳을 떠날 수 있는 것처럼.’ 이 말을 볼 때, 주어진 오늘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언제라도 떠날 수 있음을 준비하는 삶의 자세가 드러납니다. 수도자나 성직자가 아니더라도, ‘어떻게 떠날 것인가?’라는 이 질문은 우리 모두가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언젠가 ‘잘 떠나기’를 바라며, 주어진 오늘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언젠가 제가, ‘마지막까지 잘 떠나기’를 알려주는 책 한권을 접했는데, 책 제목은 「어떻게 죽을 것인가?」입니다. ‘아툴 가완디(Atul Gawande)’라는 사람이 쓴 책인데, 이 책 제목을 보며 혹자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난 잘 살고 있는데, 왜 벌써 어떻게 죽을지를 생각해야 해? 죽는데도 방법이 있어? 그냥 살다 죽으면 죽는 거지...’


 

이 책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인터넷에 올려 진 반응의 글들을 보니 다음과 같았습니다. - <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위해서는, 어떻게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함께 생각해 보게 한다. / 이 책은 삶의 마지막 순간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돌아보라는 것이다. 죽음은 결국 삶의 이야기인 까닭이 여기에 있다.> 저는, 이 책에 대한 이러 저러한 반응들을 접하며 생각했습니다. - 누군가의 말처럼, ‘어떻게 죽을 것인가?’라는 질문은 결국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라고 말입니다.


 

오늘 성금요일을 맞아, 주님의 ‘죽음’을 접하고 계신 여러분, 오늘 예절에서는 장엄한 수난 복음에서 주님의 수난과 죽음의 과정이 드러나고 있고, 교회(우리)는 주님 주검이 메 달린 십자가를 경배하게 됩니다. 주님의 십자가로 드러나고 있는 그분의 수난을 통한 죽음 앞에서, 우리는 ‘주님께서는 이렇게 죽으셨구나.’라는 현상만을 보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를 넘어서, ‘주님께서는 이렇게 사셨으니, 이렇게 죽으셨구나.’를, 즉 주님의 삶과 죽음을 함께 묵상해야 하리라고 봅니다. 죽음은 결국 삶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주님의 삶은 한마디로 ‘못내 사랑하시던 인간들을 끝내 사랑하시는 삶’입니다. 그분의 삶은 우리 각자를 위해, 당신 몸과 피를 다 내어 주실 정도의 ‘지독한 사랑의 삶’입니다. 그분께서 그렇게 사셨으니, 그렇게 수난하셨고 그렇게 죽으셨습니다. 


 

언젠가,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는 성삼일을 맞으며 다음과 같은 말씀을 남기셨습니다. - < “주님께서 복자이신 노리치의 율리안나에게 ‘나를 위해 고통 받아서 너는 행복하냐?’라고 하신 질문에 그녀가 ‘감사하며 축복받았습니다.’라고 대답했을 때, 주님께서는 그녀에게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 나도 너의 영원한 행복을 위해 수난의 고통을 겪은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라면 당신께서 더 고통 받으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분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 교황님의 이 말씀은 우리도 주님의 수난과 죽음에 동참하길, 그렇게 오늘을 살아가길 요청하고 있습니다.


    

죽음을 향해 살고 계신 여러분, 예수님을 닮아, 그분처럼 잘 사시고 수난도 받아들이시길, 그리하여 ‘어떻게 죽을 것인가?’ 앞에서 언젠가는 우리도 잘 죽을 수 있길 바래봅시다. 


 

오늘, 주님의 ‘죽음’을 접하고 계신 여러분, 저는 저를 비롯한 우리 모두를 향해 다음의 말씀으로써 이 강론을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 “그렇게 살지 않고서, 그렇게 죽길 바라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렇게 죽지 않고서, 자신의 부활을 꿈꾸어서도 안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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