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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04 18:40

[강론] 주님 수난 성지 주일 - 주임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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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수난 성지 주일 강론 – 양면성


 

주임신부  윤 용 선  바오로   2020. 4. 5. 범일성당


 

오늘부터 성주간(聖週間)이 시작됩니다. 일 년 중 가장 크게 기념할 축일이 부활 대축일이라면, 1년 중 가장 중요하고 거룩한 한 주간이 바로 이 성주간입니다. 특별히, 이번 성주간은, 코로나 19 사태로 인하여, 우리 각자가 평생 처음으로 겪게 되는, 어떤 의미에서는 처절할 만큼이나 특별하기에 결코 잊을 수 없고, 그래서 또한 보다 뜻 깊은 이 한 주간이 될 것입니다.  


 

성주간의 시작인 오늘, 우리는 이름도 두개, 복음도 두 번 듣게 됩니다. ‘성지주일’ 혹은 ‘수난주일’이라고도 이름 하기에, 이 둘을 합쳐서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이라 부릅니다. 그리고 두 개의 복음, 즉 입성 기념식 때의 복음과 미사 때의 복음 안에서, 환영을 받으시고 배척을 당하시는 예수님을, 이를 달리 표현하면 ‘서로 다른 두 모습’의 군중을 만나게 됩니다. 군중은 환영하며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 찬미 받으소서”(마태 21,9 참조)를 외쳤고, 또 한편 예수님을 죽이기 위해 “십자가에 못 박으시오!”(마태 27,22)를 소리쳤습니다. 참으로 슬프게도, 서로 상반된 반응을 보이는 이 군중은 동일한 사람들이었습니다.


 

아마도, 오늘의 사람들 또한, 어쩌면 그 군중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 당시의 그들처럼, 오늘날의 사람들도 자신에게 유리하고 마음에 맞으면 두 손 들어 환영하고, 불리하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외면하지 않습니까?


 

우리 또한, 오늘 복음에 나오는 군중의 ‘환영과 배척’이라는, 서로 다른 이 두 모습을 지니고 있음을 부인하거나 배척하기 힘 드리라고 봅니다. 이 양면성은 신앙인인 저를 비롯한 우리 모두 안에서도 늘 자리 잡고 있는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 안에도 있는 이 ‘상반된 양면성’, 즉 사랑과 미움, 이타심과 이기심, 내어줌과 챙겨감 등을 굳이 부인하지 않고, 오히려 겸허하게 인정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인정함과 동시에, 우리에게 남은 ‘해야 할 것은 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것들은 다양할 것이며, 아마도 그 중 하나는, 양면성을 지닌 우리 자신에 대해 ‘울어야 한다는 것’도 있습니다. 특히 이 성주간을 시작하며, 부족한 자신에 대해 눈물 흘림으로써, 우리도 정말 조금이나마 주님 수난의 길에 동참할 수 있지 않을까 묵상하게 됩니다. 자신에 대해 눈물 흘리는 참된 과정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주님’이라 고백하는 ‘십자가의 예수’라는 그분을 좀 더 가까이 느끼고, 만나고, 이해하고, 드디어는 그분을 닮고... 그리하여 바라 건데, 우리의 삶이 그분의 삶을 뒤 따를 수 있기를 희망해 봅니다. 


 

사랑하는 우리 본당 교형자매 여러분, 이 어려운 주변 여건 가운데, 뵙고 싶은 여러분을 영상과 글을 통해서나마라도 만날 수 있기에 한편은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여러분 모두에게 주님 친히 주시는 용기와 치유, 그리고 축복이 가득하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그리고 여러분 각자, 이 한 주간을 결코 잊을 수 없는 뜻 깊고 거룩한 날들로 잘 만드시길 기원합니다.


 

강론을 마감하며, 요한 11,16에 보이는 토마스 사도의 표현이 성주간을 시작하는 우리 모두에게도 깊이 새겨지고 실천되길 바라며 이를 남깁니다. - “우리도 스승님과 함께 죽으러 갑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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