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585호 2020.02.23 |
|---|---|
| 글쓴이 | 김성남 신부 |
원수를 사랑하여라
김성남 신부 / 덕계성당 주임
하느님 나라는 많은 법이 아니라 사랑의 법으로 다스려집니다. 구약성경에서는 사랑의 이중 계명으로 표현됩니다. 예수님은 최후만찬에서 사랑의 법을 더 강조하였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 오늘 복음에서는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으로 사랑을 특별히 강조합니다.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은 아주 낯설었습니다. 제자들까지도 받아들이는 것을 어려워했습니다. 이것이 그리스도교가 다른 종교와 다른 점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라는 계명은 ‘하느님을 사랑하고 하느님 아닌 다른 것은 물리쳐라’입니다. 이에 대해서 유대인들은 이의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웃을 사랑하라는 계명에 대해서는 생각이 서로 다릅니다. 유대인들의 이웃은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입니다. 하느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은 이방인 즉 원수입니다. 이에 반해 그리스도교의 이웃은 유대인과 이방인을 구별하지 않는 모든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에게는 원수가 없습니다. 원수가 있다면 사탄이 있습니다.(가라지 비유에서, 밤사이 자란 가라지를 보고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 집주인이 말합니다.)
예수님께서 원수를 사랑하라는 말씀이 사탄을 사랑하란 말씀은 절대 아닙니다. 너희가 원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조차도 사실 이웃이기 때문에 사랑하란 뜻입니다.
하느님은 모든 사람들의 하느님입니다. 예수님은 모든 사람들을 구원하러 왔습니다.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믿는 사람들에게는 이웃과 원수를 구분하는 일은 무의미합니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루카 10,29~37)에 나오는 사마리아인의 선행이 원수를 사랑한 대표적인 예입니다.
율법교사가 예수님께 그러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물었을 때 예수님은 “착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말씀하십니다. 유대인들과 사마리아인들은 원수지간이었습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일에 원수와 원수 아닌 사람을 구분하는 것 자체가 무의미함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원수를 사랑하란 말씀이 실천하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것은 자신도 모르게 이웃과 원수를 구분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과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 원수란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이웃입니다. 그러므로 모든 사람들을 위해, 특히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사람이란 특별한 존재입니다. 자신의 행복과 불행을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입니다. 원수를 사랑하란 말씀은 불행을 선택하란 말씀이 아니라 행복을 선택하란 말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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