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56호 2015.11.2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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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현애자 로사리아 |
기다림
현애자 로사리아 / 수필가 aejahyun@hanmail.net
나의 일상에서 하느님을 잊고 살아간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주님과 일치하며 실천하는 자세로 살아간다는 것 또한 쉬운 일이 아니다. 대림 시기야 말로 온전히 하느님을 기다리고 고대하며 주님을 향한 기도와 선행, 극기를 통해 생활 안에 주님의 오시기를 간절히 기다려야 한다. 하느님의 길을 닦은 세례자 요한은 대림 시기에 어떻게 구세주를 기다릴 것인지에 대해“대림을 고대하며 예수님을 기쁘게 맞을 준비를 하며 성사를 통해 현존하신 하느님을 알아야 된다.”고 나에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오랫동안 나의 신앙은 깊은 늪에서 허우적거렸다. 영적인 삶을 사는 것처럼 거짓을 포장하여 미사 드리고 봉사를 하며 지냈다. 입으로는 하느님을 말하지만 어둠에 인질처럼 현세적 쾌락과 욕구에 집착하여 주님의 뜻과 사랑을 잊고 살았다. 그 무렵 남편은 지인과 얽힌 관계로 인하여 한창 일해야 할 시기에 손을 놓아야 했다. 하느님 안에서 믿고 도와준다는 것이 문제가 되어 버렸다. 엎친 데 덮친 격이랄까 그 모든 책임은 남편의 몫이 되었다. 순간적으로 불어 닥친 회오리는 가정을 흔들었고 아이들까지도 심한 홍역을 치렀다. 앞이 캄캄했다. 앞을 헤쳐나갈 용기가 없었다. 그 원망은 날이 갈수록 탑을 쌓았고, 말씀을 귀담아들으려는 여유조차 없었다.
어느 날 어둠 속에서 나만의 하느님을 만들어 믿고 있다는 사실은 주님의 말씀을 통해 깨우쳤다. 참된 행복이 하느님을 향한 것임을 생활 속에서 찾아가며 우리는 매일 성당을 찾았다. 보일 듯 보이지 않는 나의 욕심을 삭히며 잦은 원망도 용서해 주시는 아버지께 찬미를 드렸다.
시린 가슴만큼 내적인 풍요로움으로 기도가 깊어질 무렵 나는 하느님과 진한 만남을 가졌다.“로사리아, 내가 있는데 누구를 의지하느냐? 사람에게 기대지 말고 내게 오너라!”그 말씀에 용광로의 뜨거움과 같은 눈물이 흘렀다. 응답은 내 생활을 바꾸어 놓았다. 주님이 오신 그날, 잊을 수가 없는 감사에 오늘을 기다린다.
남을 탓하며 원망했던 응어리진 그동안의 마음을 하느님 말씀 안에 온전히 씻고 싶다. 지금보다 더 낮은 자세로 나의 삶이 당신 안에 머물게 해 달라고 간절히 바라며 나를 품어주셨던 주님을 기다리고 고대하며 하루하루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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