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81호 2020.01.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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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윤용선 신부 |
천국 체험
윤용선 바오로 신부 / 범일성당 주임
우리는 지상에서 살아가며 다양한 체험을 하게 됩니다. 이 체험들을 구분해 본다면 천국 체험, 연옥 체험, 지옥 체험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웃과 신앙 안에서 우리가 하느님을 만남으로써 은혜를 느낀다면 이는 천국 체험이고, 여러 이유 때문에 정작 되어야 할 우리 모습에 도달하지 못하여 수련이 필요한 때는 연옥 체험이며, 사랑과 일치 그리고 평화에 어긋나는 우리 삶의 모습이 있다면 이는 지옥 체험의 때라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을 봅시다. 예수님께서 활동하신 첫 무대는 선택된 도시라 칭해진 예루살렘이 아니라, 소외된 장소로 여겨진 갈릴래아였습니다. 그분께서 전하신 첫 선포는 “회개하여라.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4,17)라는 간단명료한 말씀이었습니다. 갈릴래아에서 시작한 하늘 나라의 복음 선포는 점점 퍼져나가고 성장하게 됩니다. 천국(하늘 나라)은 선별(選別)과 무관하며 선택받은 일부 모임도 아닙니다. 천국은 주님께서 모든 이를 부르시는 ‘초대’이며, 모든 이가 주님께로 갈 수 있는 ‘개방’으로써 자신을 드러냅니다.
우리가 바라는 천국은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오지 않습니다. 천국은 공간적으로 저 멀리 하늘이 아닌, 여기 또는 저기가 아닌, 우리 가까이, 우리 가운데에 있음을 예수님께서 알려 주셨습니다.(마태 4,17; 루카 17,20~21 참조) 그러므로 누구든지 자신이 머무는 ‘지금, 여기’에서 천국으로 들어가는 문을 찾아 열 수 있겠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보이는 어부들은 생업으로 일하던 중 예수님의 초대를 받았고, 이에 곧바로 그물과 배를 버리고 심지어 가족을 버리기조차 하며 예수님을 따라나섰습니다.(마태 4,18~22 참조) 그들이 어떻게 그리 할 수 있었을까요? 주님의 초대에 개방된 문을 찾아 응답함으로써 사람 낚는 어부(마태 4,19)가 된 그들은 자신들이 머물던 그때의 ‘지금, 여기’에서 천국 체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교형자매 여러분, 우리 각자에게 주어진 ‘지금, 여기’에서 천국 체험 많이 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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