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68호 2019.11.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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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영곤 신부 |
줄탁동시
김영곤 시몬 신부 / 구포성당 주임
요즘 한국교회 안에 떠오른 화두가 “함께 걸어가는 교회 - 공동합의성”인가 봅니다. 서울대교구를 비롯하여 부산교구에서도 평신도 아카데미를 통해 ‘공동합의성’에 대한 논의를 지난 10월에 가졌습니다. 염려컨대 천명 이상이 참석한 자리가 하나의 행사로 끝나는 자리가 아니길 바랍니다. 논의의 자리가 결과물에 대한 실천이 따라가는 출발점이 된다면 더 바랄 바가 없겠습니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을 실현하는데 벌써 50년을 훌쩍 넘겨버렸습니다. 누군가가 실현시켜주겠지 하며 기대만 하고 살아온 세월은 아니었는지 반성해 봅니다. 그러나 혼자서의 실천으로는 도저히 실현할 수 없는 거대한 현실에 가로막혀 있었습니다. 공의회 이후 지나온 세월 동안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해 왔다고 생각합니다. 때가 무르익었습니다. 이제야 수면 위로 떠 오른 화두입니다.
‘평신도 주일’이라는 특별한 의미를 새겨봅니다. 한국교회는 세계에 유례없는 ‘평신도들에 의해 설립된 교회’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교회입니다. 초기 신자들은 단지 학문적인 영역에서 접근했다가 그 학문을 실천의 영역으로 옮겼습니다. 공부를 하여 습득한 지식을 생활로 살아가는 것이 실천입니다. 신앙의 실천은 하느님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고, 그 열망은 순교로 결실을 맺은 슬프지만 영광스러운 ‘하느님의 일’입니다.
‘교회’는 ‘하느님의 백성’이라지만, 실질적으로 인간에 의해 운영되는 하나의 보이는 체제이기도 합니다. 그 체제에는 질서가 있고, 서열이 있기 마련입니다. 다 같은 신자이지만 전문성(?)을 가진 신자와 비전문성(?)을 가진 신자가 있습니다. 우리는 편하게 성직자, 평신도로 말하고 있으나 언제 그 구별에 괴리감이 생겼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저만치 멀어져 있는 우리를 바라봅니다. 그냥 함께하는 ‘하느님의 자녀’라는, 주님을 중심으로 모여 있는 공동체라는 우리를 서로 바라보며 기쁨을 나눌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올 때 어미 닭도 밖에서 열심히 알을 쪼아준다는 ‘줄탁동시’라는 사자성어가 유난히 생각납니다. 평신도와 성직자가 상호 보완하여 서로의 빈틈을 메울 수 있도록 더욱 지혜를 발휘하고 노력할 때입니다. 신앙인의 이상인 ‘하느님 나라’는 평신도와 성직자, 모두가 함께할 때 실현되고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더욱 깊이 마음에 새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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