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호수 | 2563호 2019.10.06 |
|---|---|
| 글쓴이 | 김창환 신부 |
또 하나의 선교지 군대
김창환 신부 / 군종교구 육군 39사단 충무성당 주임
군종 사제로 파견되어 군 사목을 한 지가 벌써 10년이 되었다. 2010년 6월에 임관을 해 첫 부임지로 강원도 육군 부대 훈련소 첫 미사를 할 때가 떠오른다. 까까머리를 한 백 명이 넘는 훈련병들이 가득한 성당에 첫발을 들여놓기는 참으로 힘들었다. 이유는 여름철 땀 냄새가 밴 전투복을 입고 있는 몸에는 남자인 나도 맡기 힘든 특유의 냄새가 났기 때문이다. 그 냄새를 맡으며 성전으로 들어서는 순간 ‘드디어 군종 사제의 삶이 시작되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훈련소에 들어온 훈련병들은 주일날 의무적으로 종교행사를 참석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성당이 처음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훈련병들과 미사를 드리면 미사를 시작할 때 대부분이 성호경을 긋지 못하였고, 심지어 미사 끝에 사제가 강복을 줄 때에도 사제를 따라 손을 올리며 함께 강복을 주는 경우도 많았다. 또한 종교 경험이 없던 훈련병들이 종교를 선택하는데 있어 그 기준은 간식이었다. 그래서 군대의 종교를 ‘초코파이 종교’라고 표현하는 것이다. 이렇게 처음에는 간식을 통해 종교를 선택해서 오지만 나중에는 가톨릭이 좋아서 세례를 받는 경우도 많다.
군종 사제 초창기에는 ‘이렇게 짧게 교리를 하고 세례를 주어도 괜찮을까’ 하는 생각을 했지만, 막상 그들에게 세례를 주고 부대에서 함께 지내며 그들의 신앙생활을 관찰하면 그런 생각은 사라지고 만다. 전례 봉사자가 없어서 독서나 해설, 복사를 그들에게 부탁하면 의외로 잘 수행하는 모습을 통해 교육의 기간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음을 느끼게 된다.
작년 기준 전국에서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2만 명 정도 세례를 받았다. 그리고 그 2만 명 중 1만7천 명이 군에서 세례를 받았다. 이처럼 엄청난 수의 청년들이 군에서 처음으로 가톨릭을 접하고 세례를 받는다. 군대를 ‘선교의 황금어장’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는 것이다. 이런 것을 감안한다면 ‘지금 군종 사제의 삶은 또 다른 선교의 삶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여기서 세례를 받은 인원이 제대를 하고, 사회로 돌아가 얼마나 신앙생활을 할지는 모르지만 군종 사제로 살아가는 동안은 군 선교를 위해 열심히 일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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