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560호 2019.09.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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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효경 신부 |
아버지의 사랑 보다는 재물과 잔치가 좋은 신앙인
김효경 신부 / 농촌사목(길천공소)
오늘 복음의 되찾은 아들의 비유를 읽을 때면, 많은 사람들이 둘째 아들의 입장으로 우리 자신을 이입해서 알아들으려고 합니다. 우리도 둘째 아들처럼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회개하여 아버지께로 돌아가야 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사람은 둘째 아들이 아니라 첫째 아들입니다. 오늘 복음의 시작부분을 보면 죄인들을 가까이 하시는 예수님을 보고 투덜거리는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을 두고 하신 말씀임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투덜거림이 첫째 아들에게서 나타납니다. 동생을 되찾은 아버지의 기쁨을 이해하기보다는 열심히 일한 자기에게는 잔치를 한 번도 차려주지 않았던 아버지에 대한 서운함과 화가 났던 것입니다. 첫째 아들은 아버지와 함께했던 순간들이 행복이 아니라 힘든 노동이라고 여겼고 아버지의 많은 재산을 물려받고 잔치를 벌이면서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것이 최고의 행복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릅니다. 그랬기에 생각보다 일찍 돌아온 동생이 밉고 그런 동생을 위해서 큰 잔치를 마련해 주신 아버지가 원망스럽게 느껴졌겠지요.
그러나 동생은 자기 나름의 고생으로 말미암아 참된 행복을 알게 되었습니다. 돈이 없고 배가 고파서 불행했던 것이 아니라 아버지에게서 떠나 있었기 때문에 불행한 자신을 보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아버지께서 얼마나 자신을 사랑하셨는지, 자신은 그런 아버지에게 얼마나 실망을 시켜드렸는지 그리고 자신을 걱정하고 기다리실 아버지의 마음을 알고 나서는 자기도 아버지와 같은 용서와 사랑을 베푸는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결심을 했을 것입니다.
우리들도, ‘나는 하느님의 자녀’ 라고 자랑스럽게 내세우면서도 정작 아버지의 집으로 돌아오고자 하는 동생을 못마땅해 하는 첫째 아들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요? 혹시나 동생이 고생을 더 뼈저리게 하지 않고 너무 일찍 돌아왔다고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는 않는지요? 회개하고 돌아온 동생에 대해서 기뻐하는 아버지 마음보다는 돌아온 동생으로 말미암아 흔들릴 수 있는 내 지위를 걱정하는 옹졸한 우리는 아닌지요? 하느님 안에서 누리는 기쁨이나 신앙 안에서의 형제애 보다는 재물과 인간적인 친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첫째 아들과 같은 신앙인은 아닌지 우리 스스로를 생각해보게 하는 주님의 가르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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