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헌디?

가톨릭부산 2019.07.17 11:21 조회 수 : 72

호수 2552호 2019.07.21 
글쓴이 김현 신부 

뭣이 중헌디?
 

김현 안셀모 신부 / 언양성당 주임
 

   우리 사회는 때늦은 개화기와 일제의 강제지배, 한국전쟁과 같은 격동기의 근·현대사를 거치면서 너무나도 헐벗고 굶주린 생활 등을 오랫동안 지속해왔습니다. 그래서,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최고’이자 ‘최선’이라고 생각했고, “잘 살아 보자”는 기치 아래, 오로지 ‘개발’과 ‘발전’이라는 ‘국가 주도적 성장정책’을 펼쳐 왔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먹는 것, 입는 것 걱정 좀 덜 하는 세상이 되었습니다. 결국, 꿈은 이루어졌고, 바라던 세상은 도래했습니다.
   그런데, 행복하십니까? 평안하십니까?
   그토록 바라던 ‘의·식·주’가 다 갖추어졌음에도, 우리 삶의 만족도와 질은 더 나빠진 것 같습니다. 교통은 발달하고 전국이 일일생활권이 되었지만, 이웃과의 거리는 더 멀어졌습니다. 과학기술은 발전하고 생활은 더 편리해졌지만, 오히려 삶은 더 바쁘고 분주해졌습니다. 참, ‘아이러니하고도 이상한 세상’이 되어버렸습니다.
   왜, 이런 세상이 되었을까요?
  오늘 예수님께서는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라는 말씀을 통해 그 이유를 우리들에게 알려주시는 것 같습니다. 즉, “뭣이 중헌디?”라고 물어보시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인간이 만든 화학비료가 아니라, 이른 비와 늦은 비를 맞아 곡식이 익을 때까지 참고 기다리는 농부들처럼(야고 5, 7 참조) 하느님께서 만드신 자연의 이치를 따르는 삶 아니겠습니까? 마르타처럼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묵묵히 역할을 다하고, 마리아처럼 주님의 발치에 앉아 하느님의 말씀을 헤아리며, 주님의 계명을 삶의 잣대로 삼아, 바르고 착한 마음과 인내로써 이 세상을 순리대로 살아가는 지혜를 갖추는 것 아니겠습니까?
   주님께서 오늘도 우리에게 당부하십니다. “세상 걱정에 빠지지 말고 재물의 유혹에 짓눌리지 마라.”(요한 크리소스토모, 「마태오 복음 강해」 44장 3절 참조)

호수 제목 글쓴이
2914호 2026. 2. 17  “허리에 띠를 매고 깨어 있는 신앙” new 김상균 신부 
2913호 2026. 2. 15  “말로 짓는 죄” new 김상균 신부 
2912호 2026. 2. 8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마태 5,14) file 장현우 신부 
2911호 2026. 2. 1  참된 행복이란 file 강지훈 신부 
2910호 2026. 1. 25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은 누구의 것인가? file 이재현 신부 
2909호 2026. 1. 18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file 김영훈 신부 
2908호 2026. 1. 11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삶” file 안형준 신부 
2907호 2026. 1. 4  하느님이 꾸신 꿈을 함께 꾸는 사람들 김태균 신부 
2906호 2026. 1. 1  우리의 해맞이, 달맞이 file 이요한 신부 
2905호 2025. 12. 28  사랑으로 물들어 가는 가족 file 이요한 신부 
2904호 2025. 12. 25  ‘그 빛이 어둠 속에서 비치고 있다.’(요한 1,5ㄱ 참조) 신호철 주교 
2903호 2025. 12. 21  믿고 순종하는 이를 구원하시는 임마누엘 하느님 file 한인규 신부 
2902호 2025. 12. 14  자비롭고 선한 사람 file 손지호 신부 
2901호 2025. 12. 7  방향전환 file 이재석 신부 
2900호 2025. 11. 30  “깨어 준비하고 있어라.” file 김병수 신부 
2899호 2025. 11. 23  모순과 역설의 기로에서 file 김지황 신부 
2898호 2025. 11. 16  가난한 이들은 기다릴 수 없다 file 이상율 신부 
2897호 2025. 11. 9  우리는 하느님의 성전입니다 file 최정훈 신부 
2896호 2025. 11. 2  우리의 영광은 자비에 달려있습니다 file 염철호 신부 
2895호 2025. 10. 26  분심 좀 들면 어떤가요. file 최병권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