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우리의 이웃입니까?

가톨릭부산 2019.07.10 10:10 조회 수 : 86

호수 2551호 2019.07.14 
글쓴이 손영배 신부 

누가 우리의 이웃입니까?
 

손영배 신부 / 천곡성당 주임
 

   사마리아인들은 유다인과 이교인의 혼혈 후손들입니다. 그들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예배하는 것을 거부하고 그리짐 산 위에 있는 다른 성전에서 예배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유다인들은 사마리아인들을 이교도로 취급하며 증오했습니다. 유다인들 사이에서 가장 큰 모욕이 ‘사마리아인’이라고 했을 정도이니 말입니다.

   “어떤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리코로 내려가다가 강도들을 만났다. 어떤 사제가 그 길로 내려가다가 그를 보고서는, 길 반대쪽으로 지나가 버렸다.”(30-31절)

   사제와 레위인은 성전에서 봉사하는 이들입니다. 그들의 예배는 율법의 규정을 꼼꼼하게 준수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들의 설교에서 빠질 수 없는 부분이 율법의 핵심 중 하나인 자비였지만 그들은 그 어떤 자비도 베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여행을 하던 어떤 사마리아인은 그를 보고서는,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33절)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인의 관심을 아주 구체적으로 표현하십니다. 우선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고 하십니다. 복음서는 예수님의 가엾은 마음을 여러 차례 밝히고 있습니다.(마태 15,32; 마르 6,34; 8,2; 루카 7,13) 특별히 주님께서는 “너희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루카 6,36)고 가르치셨습니다. 사마리아인은 주저하지 않고 행동으로 옮깁니다. 자비로운 마음에만 머문 것이 아니라 모든 물질적인 지원도 기꺼이 행합니다. 자신의 정당함을 주장하기 위해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29절)라는 율법 교사의 질문에 대한 답변으로 예수님께서는 사마리아인의 자비가 하느님의 뜻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비유의 결론으로 율법 교사에게 묻습니다. “너는 이 세 사람 가운데에서 누가 강도를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주었다고 생각하느냐?”(36절) 율법교사는 애써 ‘사마리아인’이라고 말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에게 자비를 베푼 사람입니다.”(37절)라고 대답합니다. 이제 예수님께서는 친절하면서도 단호하게 끝을 맺으십니다. “가서 너도 그렇게 하여라.”(37절) 이웃 사랑을 행하는 유일한 길은 오늘 복음의 사마리아인처럼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자비롭게 대하는 일일 것입니다. 누가 우리의 이웃입니까? 주님의 말씀대로 우리도 실천하기를 희망합니다.

호수 제목 글쓴이
2888호 2025. 9. 14  나를 죽이고 십자가를 지는 삶 file 박재범 신부 
2887호 2025. 9. 7  더 크게 사랑하기 위해서는? file 이재원 신부 
2886호 2025. 8. 31  행복을 선택하는 삶 file 박호준 신부 
2885호 2025. 8. 24  ‘좁은 문’ file 이영훈 신부 
2884호 2025. 8. 17  사랑의 불, 진리의 불 file 이영창 신부 
2883호 2025. 8. 15  마리아의 노래-신앙인의 노래! 김대성 신부 
2882호 2025. 8. 10  그리움, 기다림, 그리고 깨어있는 행복! file 김대성 신부 
2881호 2025. 8. 3  “만족하십시오.” file 이재혁 신부 
2880호 2025. 7. 27  “노인(老人)=성인(聖人)” file 정호 신부 
2879호 2025. 7. 20  마르타+마리아=참으로 좋은 몫 file 이균태 신부 
2878호 2025. 7. 13  누가 저의 이웃입니까? file 계만수 신부 
2877호 2025. 7. 6  말씀 전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 file 정상천 신부 
2876호 2025. 6. 29  흔들린 고백 file 천경훈 신부 
2875호 2025. 6. 22  새 계약 file 신문갑 신부 
2874호 2025. 6. 15  하느님의 얼굴 file 조영만 신부 
2873호 2025. 6. 8  보호자시여, 저희의 닫힌 문을 열어주소서! file 권동국 신부 
2872호 2025. 6. 1.  승천하신 예수님, 저희도 하늘로 올려 주소서 file 이상일 신부 
2871호 2025. 5. 25.  “너희가 나를 사랑한다면 내가 아버지께 가는 것을 기뻐할 것이다.” file 맹진학 신부 
2870호 2025. 5. 18.  예수님처럼 사랑하기 file 권동성 신부 
2869호 2025. 5. 11.  내 인생의 밑그림을 그리신 하느님! file 박규환 신부 
주보표지 강론 누룩 교구소식 한마음한몸 열두광주리 특집 알림 교회의언어 이달의도서 읽고보고듣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