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세례자

가톨릭부산 2019.06.19 10:24 조회 수 : 47

호수 2548호 2019.06.23 
글쓴이 강송환 마르코 

오늘의 세례자
 

강송환 마르코 / 해운대성당
 

   본격적 더위가 시작되는 6월입니다. 조금만 움직여도 몸이 끈적이고 피로가 쌓이고 땀이 흐르지만 자연의 이치를 잘 받아들여 하루하루의 삶이 기쁨의 삶이 되도록 우리 신앙인들은 열심히 살아가야 합니다.

   내일은 세례자 요한 축일입니다. 예수님을 씻어드릴 때 요한의 마음은 어떠했겠습니까? 아마도 너무 기뻐 그 기분을 말로 표현할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지금도 요한은 우리들이 받은 세례가 형식이 아니라 삶 속에서 세례의 기쁨을 맛보라고 외치고 계십니다. 세례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하면서 세례받을 때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 회개의 삶을 살며 남을 씻어주라 외치고 있습니다. 예수님 역시 최후의 만찬에서 이별의 고통과 십자가의 고통을 감추시고 피눈물 나는 사랑의 마음으로 제자들의 지저분한 발을 씻어주시면서 너희들도 세상 속으로 나아가 내가 보여준 그대로  남의 발을 씻어주라 일러주고 계십니다.

   누군가가 옆에서 조금만 싫어하는 소리를 해도 짜증이 나는 여름이지만 나는 누구를 씻어주면서 살아가고 있는지, 씻어주기는 커녕 남에게 먼지를 뒤집어 씌우며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봅니다.

   아기의 엉덩이를 씻어주는 엄마의 마음, 아들의 아픈 마음을 씻어주는 아버지의 마음, 어떻게 하면 가족 구성원들의 어려움을 조금더 살펴보고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노력하는 마음들 입니다. 이런 마음들이 쌓이고 모이면 그 가정은 진정 행복한 가정이 될 것입니다.

   학교에서는 친구들을 위한 작은 봉사와 노력을 통해 친구들의 마음을 씻어주면서 함께 땀 흘리며 함께 아파하는 친구가 되어야 하고 직장에서는 자신의 위치에서 직장 동료들의 삶을 조금 더 이해하고 따뜻한 말과 격려, 칭찬의 말, 도움받기보다 도움을 주려는 자세 등을 통해 서로의 존재감을 올려 주어야 합니다.

   성당에서도 성직자 수도자들이 신자들의 삶에 귀 기울이고 누구보다도 먼저 기도의 삶과 봉사의 삶, 가난하고 겸손한 삶을 보여주어야 되고, 신자들 역시 옆 집에 사는 신자들뿐만 아니라 주변 이웃 사람들에게 먼저 인사하고 다가가는 사람이 되어 깨끗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누가 먼저가 아니라 내가 먼저, 신앙인이 먼저 남의 마음을 씻어주겠다는 용기와 힘이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먼저 용서하고 먼저 손 내밀고 내가 먼저 씻어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나의 자존심을 조금만 숙이면 분명 우리 가정에는, 우리 학교에는, 우리 직장에는,우리 사회에는 올 여름을 시원하게 보내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여름을 시원하게 만들어가는 그 사람이야 말로 진정한 사랑을 실천하는 오늘의 세례자라고 말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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