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 | 2354호 2015.11.15 |
---|---|
글쓴이 | 김정렬 신부 |
선물인 현재
김정렬 모세 신부 / 관리국장
마흔여덟 번째 평신도 주일인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종말의 표징들을 말씀하시며 그날과 그 시간은 아무도 모르니 깨어 있으라 말씀하신다. 깨어 기다림이 단순히 잠을 자지 않고 눈떠 있음이 아니라 시대의 징표를 잘 살피라는 말씀일진대, 깨어있으면서 오실 주님을 맞이하는 신앙인의 구체적 행동이 무엇인가를 물으면 머리가 복잡해진다.
방송 매체를 보면 다가올 미래가 불안하니 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유하는 광고를 많이 보게 된다. 그리고 많은 이들은 노후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여러 보험 상품에 가입해 있는 것 또한 사실이고 이런 준비가 부질없다고 말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확실하게 다가올 노후를 준비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종말에 하느님을 뵙고 심판을 받게 될 신앙인들은 또 다른 준비를 하나 더 해야 할 것 같은 막연한 불안감이 느껴진다.
하느님께 내 삶을 심판받고 구원에 이르기 위해 어떤 종교적 행위와 사랑의 실천을 해야 할까? 종말의 날이 멸망이고 징벌과 재앙이라는 사상이 주류를 이루던 예수님 당시에 심판에 대해 예수님은“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마태 25, 40)이라며 의인으로 인정받는 삶은 계명과 율법의 준수를 뛰어넘어 작은 이들에 대한 연민의 실천임을 말씀하셨다. 그리고 당신의 공생활을 통해 현재 삶의 자리에서 그 실천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결국 그리스도인이 종말을 준비한다는 것은 현재를 어떻게 사느냐의 문제인 것 같다. 우리는 현재(Present)가 선물(Present)이라 알고 있으면서도 과거에 얽매여 있거나 혹은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며 오늘을 허비하고 흘려보내는 이들도 많은 것 같다. 아우구스티노 성인께서는‘과거는 하느님의 자비에, 현재는 당신의 사랑에, 미래는 하느님의 섭리에 맡겨라.’ 말씀하셨다.
최고의 명문 대학으로 진학하기 위해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며 철저하고 엄격한 교육을 받는 영재 고등학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은 입시와 성공이라는 미래 때문에 현재를 즐기지 못하는 학생들에게‘순간에 충실하라’(Carpe Diem) 외쳤다. 평신도 주일인 오늘 깨어 기다리는 신앙인으로서 다가올 종말을 준비하며 지금 현재를 어떻게 사는지 잠시 묵상해 보자.
호수 | 제목 | 글쓴이 |
---|---|---|
2372호 2016.03.06 | ‘작은아들’과 나 | 한윤식 신부 |
2371호 2016.02.28 | 포도 재배인의 마음 | 강지원 신부 |
2370호 2016.02.21 | 거룩함의 빛 | 김형길 신부 |
2369호 2016.02.14 | 광야란? | 장민호 신부 |
2368호 2016.02.07 | 말씀을 따르는 베드로 | 김동환 신부 |
2367호 2016.01.31 | 하느님 은총을 마음껏 누리면서 살아갑시다 | 오종섭 신부 |
2366호 2016.01.24 | 스스로 자비의 도구가 되어... | 전열 신부 |
2365호 2016.01.17 | 피는 물보다 진하다 | 원정학 신부 |
2364호 2016.01.10 | 세례성사의 의미 | 신기현 신부 |
2363호 2016.01.03 | 자비로운 주님의 빛 | 장훈철 신부 |
2361호 2015.12.27 | 함께하는 밥상공동체 | 고원일 신부 |
2360호 2015.12.25 | 낮은 곳에 임하시는 예수님 | 손삼석 주교 |
2359호 2015.12.20 | 성모 마리아는 순례의 길을 걸으시고 | 박갑조 신부 |
2358호 2015.12.13 | 기뻐하시는 주님 | 노우재 신부 |
2357호 2015.12.06 |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 최재현 신부 |
2356호 2015.11.29 | 그리스도 곁에서 영광을 누리게 하소서! | 곽용승 신부 |
2355호 2015.11.22 | 우리가 원하는 임금, 예수님이 원했던 임금 | 이동화 신부 |
2354호 2015.11.15 | 선물인 현재 | 김정렬 신부 |
2353호 2015.11.08 | 참된 봉헌 | 석판홍 신부 |
2352호 2015.11.01 | 성인, 행복한 이들 | 박상운 신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