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6일 부활 제3주간 화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고집 센 사람을 두고, 황소 고집, 고래 심줄 같은 고집 같은 말을 쓴다. 그런데, 많은 신자들이 바라는 진짜 참 신앙, 굳건한 신앙, 흔들리지 않는 신앙도 어쩌면 황소 고집, 고래 심줄 같은 고집과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세상 어떤 것과도 타협하지 않고, 이 세상 어떤 것에도 굴복하지 않는 신앙만큼, 확실한 고집이 또 어디 있겠는가 ? 하는 생각을 해보면, 신앙이라는 것은 어쩌면 세상 속에 자기 고집을 갖는 일과 다를 바가 없다.
사실, 자기 신앙이 있어야 한다. « 누가 뭐라 해도 나는 이 길을 간다! » 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신앙은 누구 때문에 하고 누구 때문에 안 하는 무엇이 아니다. 신앙은 나와 하느님과의 관계이기 때문에 그 절대원칙에는 일절의 양보도 타협도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이렇게 자기 신앙의 확신이 깊은 이들이 많을 때 그 교회는 비로소 제대로 된 교회, 하느님을 보여주는 성사로서의 교회, 세상에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는 교회로 우뚝 서게 된다.
신앙이라는 것은 누가 뭐라 해서 하고 안하고 할 일이 아니다. 그 신앙을 키우는 최고의 것이 오늘 복음에서 우리들의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생명의 빵이다. « 내가 생명의 빵이오. 나에게 오는 사람은 결코 배고프지 않을 것이며, 나를 믿는 사람은 결코 목마르지 않을 것이오. » (요한 6,35)
생명의 빵, 그것은 우리가 미사 때마다 영하게 되는 성체다. 그런데, 그 빵을 먹는다고 저절로 신앙이 자라나는 것은 아니다. 그 빵을 하느님의 빵으로 알아 보고, 그 빵을 먹음으로써, 내 안에 하느님이 머물고 계신다고 믿고, 내 몸이 하느님을 모시는 감실이요, 성전임을 믿고, 내가 하느님의 몸이 되었으니, 하느님의 일을 몸소 실천할 때, 비로소 신앙은 자란다.
기도 열심히 한다고, 미사 참례 꼬박꼬박한다고, 신앙이 자라나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하느님을 믿고 있다면, 그 분의 가르침, 경천애인하는 삶을 실제로 살아갈 때에 신앙이 자라는 것이다. 우리가 무엇을 믿는가를 알려주는 사도신경 백날천날 외운다고 신앙이 저절로 자라는 것도 아니다.
전능하신 천주 성부 천지의 창조주를 믿는다면, 세상의 모든 것들이 창조주이신 하느님의 작품임을 고백하는 신앙으로까지 확대되어야 한다. 그래서 탈핵하자고, 더 이상 환경파괴해서는 안된다고 하는 외침은 적어도 우리들 신앙인들에게 있어서는 한낯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신앙 고백임을 알아야 한다.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면, 그분이 성령으로 인하여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태어나셨음을 믿는다면, 모든 인류의 여성이 동정녀 마리아 후보가 될 수 있음을, 그래서 세상의 모든 남녀 불평등이 없어져야 한다는 것이, 그리고 그를 위한 노력 일체가 모두 신앙 고백임을 알아야 한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본시오 빌라도 통치 아래 고난을 받으셨음을 믿는다면, 이 세상의 불의한 권력에 우리의 구세주께서 희생당하셨음을, 그리고 이 세상의 불의한 권력에 희생당하고 있는 모든 이들과 그 유가족들이 그리스도의 현현이심을 알아 뵈옵는 것이 신앙고백임을 알아야 한다.
거룩하고 보편된 교회를 믿는다면, 거룩한 체할 뿐, 정작 생명 자체가 거룩하신 하느님의 작품임을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그래서 생명을 빼앗고, 유기하는 일체의 행위에 침묵한다면, 그것은 거룩함이 아님을 알아 들어야 하고, 보편된 교회를 믿는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예수 그리스도의 선택, 가난한 이들을 위한 우선적인 선택을 염두에 둔 보편임을 알아들어야 한다. 이렇게 거룩함을 알아듣고 보편됨을 알아 듣는 것이 신앙고백이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삶의 실천이 동반되는 신앙으로까지 나아가지 아니하고, 그저, 성당 열심히 다니고 사도신경 골백번 외운다고, 신앙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 사람들이 분명 있다. 그들은 하느님을 보여주는 교회, 성사로서의 교회가 보물로 여기는 신앙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기득권을 유지하고, 성직자, 수도자들을 거룩한 존재로 떠받듦으로써, 콩고물이라도 받아 먹으려고 하는 사람들의 모임에 불과하다. 그 사람들의 모임에서 말하는 소위 신앙이라는 것, 그런 믿음은 구원에로 이끌지 못한다. 우리를 구원에로 이끄는 믿음은 삶의 실천이 동반된 믿음이다. 오늘 복음은 나에게 이렇게 믿음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