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5월 2일 금요일 성 아타나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살아가면서 온몸으로 알게 된 것은 먹고 사는 일이 우리네 삶에 참으로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기 위해서는, 가방끈이 길어야 하고, 가방끈이 기려면, 먹고 사는 일에서 조금은 여유가 있거나, 먹고 사는 일에서 자유로워야 한다. 배고파 허기진 이에게는 금강산의 절경보다는 따뜻한 한끼 밥이 더 눈에 들어오기 마련이다. 그래,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이 그냥 나온 말은 아닌 것이다. 

     
예수님 시대 당시 일반 백성의 삶은 그리 넉넉한 편이 아니었다. 로마 제국의 식민지였기에, 수탈도 잦았고, 고아, 과부들은 굶어 죽기 십상이었다. 지금이야 이스라엘은 협동농장인 키부츠 덕분에 세계적인 농업국이 되었지만, 2천년 전 예수시대의 유다라는 나라는 국토 전체가 결코 젖과 꿀이 흐르는 옥토가 아니었다. 광야도 많고, 불모지도 많은 척박한 곳이었다. 그런 곳에서 빵 한 조각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 아니라, 귀한 식자재였다. 대부분의 백성들은 배불리 먹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했다. 허기에 진 5천여명의 사람들을 배불리 먹이신 예수님을 자신들의 왕으로 삼으려고 했다는 복음서의 증언은 그 당시 사람들의 삶의 궁핍함을 넌지시 알려준다.

     
이러한 배경을 염두에 두고, 오늘 복음을 읽어 보면, 우리들이 매일 먹는 밥이 참으로 소중하긴 하지만, 주님께서 말씀하시는 빵은 우리가 먹는 밥과 분명 다른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살기 위해 먹는 것이 우리가 먹는 밥, 우리가 흔히 말하는 빵이라면, 제대로 사람답게, 하느님의 자녀답게, 진실하고, 정의롭고, 평화롭게 살기 위해 먹어야 하는 것은 주님께서 주시는 빵, 바로 참 생명을 살게 하는 말씀이라는 것이다. 

     
세상의 죄가 하늘을 찌르던 구약 시대 예언자 아모스는 이렇게 부르짖었다. « 양식이 없어서 배고픈 것이 아니요, 물이 없어서 목마른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말씀을 들을 수 없어서 굶주린 것이다. 이 바다에서 저 바다로 헤매고 북녘에서 동녘으로 돌아다니며 하느님의 말씀을 찾아도 들을 수 없는 세상이다. » (아모 8,11-12).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우리는 이 미사 때에 그분의 몸을 먹게 된다. 그럼으로써 우리가 바로 그분의 몸이 된다. 그분의 몸이 된다는 것은 그분의 뒤를 따라서 자신을 세상의 생명을 위한 빵으로 내어 놓았듯이, 우리도 그분의 몸이 되고, 그분의 빵이 되어 이 세상에 생명을 주기 위해 우리 자신을 내어 놓는다는 것을 뜻한다. 

     
세상에 생명을 주는 일, 그 일을 너무 거창한 것으로 생각하지 말자. 그 일은 사람이 사람에게 따스함으로 다가가는 일, 사람이 사람에게 너그러움으로 다가가는 일, 사람이 사람에게 평화로움으로 다가가는 일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몸을 받아 모심으로써, 우리의 몸뚱아리가 생명의 빵이 되는 이 기적을 체험하는 지금 여기 이 자리에 있는 우리들이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오늘 복음은 나에게 우리가 바로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서 세상에 생명을 주는 빵이 된다는 것을 일깨우게 한다. 

 여러분에게 오늘 복음은 어떻게 다가오고 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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