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5주일(다해) 강론 – 지독한 반복
주임신부 2025. 5. 18, 덕계성당
여러분, ‘윤여정’이라는 이름의 원로 배우 아시죠? 그녀는 최근 몇 년 전에 한국인 배우 최초로 아카데미상 여우조연상을 받기도 했죠. 이분이 남긴 말이 있는데, 그녀는 ‘살면서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 단 한 사람이 있다.’라고 했습니다. 그녀의 말을 옮겨 봅니다. - 떠올려 보면, 나는 40대 때 가장 열심히 살았던 것 같아. 돈 벌어야 했거든. 그것도 많이. 그래서 가릴 것 없이 닥치는 대로 다 했지. 피곤하다고 누울 틈도 없었어. 그땐 정말 지옥 같았지. 근데, 지나고 보니깐 그 시간이 내 가장 큰 재산이 됐더라. 가난하든 부자든, 할머니든 과부든, 어떤 일이든 다 해낼 수 있게 된 거야. 왜냐면, 결국 많이 해본 사람이 제일 잘 알거든. 세상에는 해봐야 알 수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아. 머리로만 아는 건 오랠 못 가. 그러니까 재능이 특별한 사람들보다, 버티고, 하고 또 하는 사람이 가장 무서운 사람이지. 무슨 일이든 별일 아닌 것처럼 해내는 사람들 있지? 그 사람은 그만큼 지나온 게 많은 사람이야. 지독한 반복을 이겨낸 사람. 나는 그런 사람 절대 못 이긴다고 생각해.
참 괜찮은 말이라고 생각되어 소개해 드렸습니다. - ‘살면서 절대로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 단 한 사람은 바로 지독한 반복을 이겨낸 사람’이라고 합니다. 세상과 교회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자주금 포기해 버리기도 하는 우리에게, 이 말은 도움이 되리라고 봅니다.
우리는 오늘 복음에서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라는 주님 말씀을 듣습니다. 주님께서는 그것을 ‘새 계명’이라 하셨습니다. 세상 안에서 이미 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우리에게 ‘새 계명’이라 하시며 남기신 말씀은 ‘사랑의 실천’입니다. 그럼, 왜 새 계명일까요? 이전의 사랑 실천과 새로운 사랑 실천은 무엇이 다를까요? 그 답 또한 예수님께서 제시하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요한 13,34)에 답이 있습니다. 우리가 행해야 할 사랑의 실천은 주님께서 행하신 그 사랑처럼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즉, ‘나처럼’ 사랑함을 넘어서, ‘예수님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주님의 사랑은 ‘세상에서 못내 사랑하던 제자들을 끝내 사랑’(미사 통상문, 감사기도 제4양식 참조)하신 그런 사랑이요, 당신 친히 십자가에서 죽기까지 하신 그런 사랑입니다. 우리도 그러한 사랑을 하라는, 그것이 바로 새로운 계명으로서, 우리가 그런 사랑을 해야만 당신의 제자가 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스도인이라면,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자주 듣는 표현이 ‘사랑하여라.’입니다. 그렇다면, 이 사랑의 실천을 어느 정도 하면 될까요? 계속하여, 구체적 행동으로써 지독하리만치 반복해야 함을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사랑을 반복해 실천하다 보면, 우리는 반복을 이겨낸 자로서 ‘사랑의 전문가’가 될 것이며, 그러한 우리를 그 누구도 결코 이겨낼 수 없을 것입니다.
사랑의 새 계명을 받으신 교형자매 여러분, 사랑의 실천을 비롯하여 여러 면에 있어서 자주금 포기하지 마시고, 지독하리만치 반복함으로써, 결국 최후의 승리자가 되시길 기원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