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의 날(노동자 성 요셉 대축일 경축 이동) 강론 – 요셉 성인처럼...
주임신부 2025. 5. 11, 덕계성당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우리는 오늘 제26회 본당의 날을 맞이하며, 우리 본당 주보(主保)이신 ‘노동자 성 요셉’을 기념하는 대축일로서 이 미사를 봉헌하고 있습니다. 먼저, 오늘의 우리 본당이 있기까지 함께 해 주신 수많은 은인분들과 지금 이 자리를 자리매김해 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주님의 축복이 은인분들과 여러분에게 가득하길 기원합니다.
오늘을 준비하며, 저는 ‘우리 본당을 위해 나는 무슨 기도를 바칠까?’를 미리 생각했으며, 하나 떠오른 기도의 지향은 바로 ‘우리 본당 공동체 구성원이 말 때문에 서로 상처를 주고받지 않게 하소서!’였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하여, 요셉 성인의 삶이 떠올랐습니다.
노동자이신 요셉 성인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요셉 성인께서는 예수님의 지상 아버지로서, “조용하고 충실하게 자신의 사명을 완수하는 삶의 모범”이십니다. 복음서에는 그분의 말이 단 한 마디도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그분의 삶 전체가 말씀이고 기도였으며, 매일의 땀방울이 하느님께 드리는 제물이었습니다. 그분께서는 겉으로 드러나는 말이나 그 어떤 기적보다, 묵묵하고 성실히 일하며 가정을 책임졌던 삶으로써 하느님의 뜻을 실천했습니다. 목수로서의 그의 노동은 단지 생계를 위한 수단을 넘어서, 하느님과 이웃을 섬기는 거룩한 행위였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가 기념하는 본당의 날 또한 이와 닮았다고 봅니다. 본당은 우리가 거룩한 미사를 드리는 장소뿐만이 아니라, 하느님 백성으로서 서로를 섬기고 신앙을 나누며, 함께 성장하는 공동체입니다. 본당 안에서도 많은 말들이 있고, 자칫 이 말 때문에 서로 간 상처를 주고받을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이를 뛰어넘어, 우리 공동체 안에 신중한 말, 정돈된 말, 도움과 격려와 칭찬의 말들이 더 많이 넘쳐나길 바래봅니다. 본당이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모든 신자가 자신의 자리에서 ‘요셉처럼’ 조용한 가운데 성실하고 겸손되이 참여하고 협력함이 필요하리라고 생각하며, 우리도 교회 안에서 크고 작은 봉사를 통해, 그리고 가정과 직장에서의 삶을 통해 하느님의 뜻을 드러내는 요셉을 닮아 갔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이 축일에, 노동자 성 요셉처럼 묵묵하고 충실하게 자신의 몫을 다하며 본당 공동체에 기여하고 계시는 여러분을 비롯한 많은 분들에게 다시금 감사드립니다. 본당의 날을 맞아, 우리가 더 끈끈한 가족이 되고, 불화와 분열 그리고 상처가 없는 가운데, 믿음 안에서 더욱 하나 되는 신앙 공동체로서 머물도록 서로 노력해 봅시다. 이러한 기원을 한마디로 표현해 본다면, 새로 선출되신 레오 14세 교황님께서 신자들에게 나타나시어 강조하며 남기신 첫 말씀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입니다. - “평화가 여러분과 함께!”
우리 본당의 주역(主役)이신 교형자매 여러분, 본당의 날을 함께 기뻐하고 축하합니다. 그리고 우리 본당의 수호자이신 노동자 성 요셉의 전구하심 속에, 우리 본당이 나날이 평화롭고 아름답게 성장하길 기도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