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릿글 ]

< 의심과 두려움을 넘어 달려가도록 >

TRAN QUOC PHONG (요셉) 신부 / 부산본부 베트남공동체 담당

안녕하십니까!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여러분 모두가 부활 주님의 은총과 사랑 가운데 영육 간에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요한 복음서를 통하여 우리는 주간 첫날에 급한 발걸음을 목격합니다. 이 급한 발걸음은 마리아 막달레나가 이른 아침, 아직 어두울 때 주님이 묻힌 무덤에 갔던, 그리고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다른 제자에게 달려갔던, 시몬 베드로와 예수님께서 사랑하신 제자가 무덤으로 달려갔던 걸음이었습니다.

이 걸음은 마리아가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른 아침에 무덤으로 달려간, 빈 무덤을 본 후 슬프고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제자들을 찾기 위해 달려간 발걸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걸음은 제자들이 무슨 일이 있을까 하는 걱정과 근심으로 달려갔던 걸음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급한 발걸음들은 부활 주님을 만난 후에 기쁜 마음으로 부활 주님에 대한 복음을 선포하려는 급히 달려간 발걸음으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요즘 저는 종종 급하게 달려간 발걸음을 듣고 또 보았습니다. 이 발걸음은 미등록 외국인의 발걸음입니다. 이 발걸음은 출입국청의 단속에 잡히지 않기 위해 차가 무시무시한 속도로 달리고 있는 고속도로에 뛰어드는, 목숨을 걸고 건물 3층에서 뛰어내리는 수많은 미등록 외국인의 달려가는 발걸음입니다. 이 발걸음은 어느 발걸음보다 더 급하고 두려움이 가득한 발걸음입니다.

마리아 막달레나와 제자들이 혼란스럽고 근심된 마음으로 달려갔다가 부활 주님을 뵙고서는 기쁨이 가득 찬 마음으로 부활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 과감하게 달려갔습니다. 부활 주님께서 그들의 발걸음을 변화시키셨습니다. 두렵고 근심 가득한 발걸음으로부터 기쁜 발걸음으로 바꿔주셨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주민의 힘들게 달려가는 발걸음, 특히 미등록 외국인의 불안 가득한 발걸음을 어떻게 바꿔줄 수 있을까요?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교황 회칙인 모든 형제들 - FRATELLI TUTTI” 안에서 이러한 발걸음을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알려주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주민에 대한 의심과 두려움을 버리고 연대하는 것입니다. 교황님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초대하였습니다,

이주민을 마주하며 의심을 가지거나 두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이는 자연스러운 자기방어 본능이라고 여겨집니다. 그러나 한 개인 또는 한 민족은 다른 이들에게 더욱더 열린 마음을 가져야 풍요로워진다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의심과 두려움이 우리의 생각과 행동 방식에 영향을 주어 결국 우리가 옹졸하고 폐쇄적인 사람이 되게 하고 심지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종 차별주의자가 되어 버리게 합니다. 이처럼 두려움은 나와 다른 사람을 만날 기회를 우리에게서 빼앗아 갑니다. 그러하기에 저는 이러한 일차적인 반응을 뛰어넘도록 모든 이를 초대합니다. (모든 형제들, 41)

부활 주님에 관한 기쁜 소식을 모든 이에게 전하고 불안과 두려움 속에 있는 이주민, 특히 미등록 외국인의 발걸음을 기쁜 발걸음으로 바꿀 수 있도록 그들에 관한 의심과 두려움을 버리고 그들에게 관심 가지며 연대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하고 또 애쓰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노동사목이야기 ]

< 진인사대천명 (盡人事待天命) >

김 서 율 (사도요한) / 부산본부 노무실장

제가 노동사목에서 쓰는 바자울 글은 아쉽게도 이번이 마지막이 되겠습니다. 저는 노동사목에서의 본분을 마치고 어머니 간병을 위해 퇴직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4년간 가난하고 억압된 많은 노동자들과 그들의 권리구제를 위해 법률상담과 생활지원을 수행했습니다. 지난 사건들에 대해 하고싶은 말이 많지만, 마지막 인사이기에 이 글은 신앙적으로 적어보려 합니다.

하느님께서 저에게 첫 번째 일을 맡겨주셨습니다. 노동사목에 입사하기 전 야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하느님께 언젠가 제가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 위치할 수 있게 해 주세요.’ 라고 마음속으로 매일 밤 기도했습니다. 그 기도는 이루어졌고, 하느님께서 저에게 한 신부님을 통해 제안하신 듯했습니다. 노동 및 법률상담과 법적 절차를 지원하는 일이라는 것을 들었고 당시 저는 다른 분야로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지만 고민도 없이 마음 속으로 하느님께서 비천한 나에게도 일을 맡기시는구나생각하였습니다. 이러한 저에게도 하느님께서 일을 맡겨주신다면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면접을 보았고 합격하여 지금까지 일을 해왔습니다.

성경에서 마태오복음서 2514절부터 30절에 탈렌트의 비유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구절이 있습니다. ‘하늘나라는 어떤 사람이 여행을 떠나면서 종들을 불러 재산을 맡기는 것과 같다. 그는 각자의 능력에 따라 한 사람에게는 다섯 탈렌트, 다른 사람에게는 두 탈렌트, 또 다른 사람에게는 한 탈렌트를 주고 여행을 떠났다.’ 여기서 한 종만 빼고 나머지 종들은 그 탈렌트를 가지고 일을 하여 두 배의 수확을 내고, 이를 주인이 왔을 때 보고하자 주인은 잘하였다, 착하고 성실한 종아! 네가 작은 일에 성실하였으니 이제 내가 너에게 많은 일을 맡기겠다. 와서 네 주인과 함께 기쁨을 나누어라.’라고 말씀하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저에게 건강한 신체, 생계를 유지할 정도의 자산과 집, 일용할 양식 그 모두를 저에게 주시고, 일을 맡기셨습니다. 주된 일은 가난하고 억압된 노동자를 위하여 사업주와 법적다툼을 하고 중재하는 것입니다. 밝은 에너지의 업무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스승님의 가르침대로 그 속에서 사람을 미워하지 않고, 사랑하려 참 많이 노력했습니다.

다할 진(), 사람 인(), 일 사(), 기다릴 대(), 하늘 천(), 명령할 명(). 盡人事待天命 (진인사대천명)인간이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하고 하늘의 뜻을 기다린다.’ 라는 것을 이르는 한자성어입니다. ‘저는 하느님께서 맡기신 일을 하느님의 종으로서, 노동사목 업무의 수임자로서 최선을 다했고, 여기서의 달릴 길은 다 달렸다.’ 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는 때가 왔나 봅니다. 하느님께서 다음 일을 맡겨주실지, 제가 그 기쁨에 함께 참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모든 결정은 하느님께 달려있으니, 저는 그대로 내려놓고 앉아서 다음 명이 있을 때까지 고요히 기다리겠습니다. 그동안 여러분과 함께 서 있는 모든 날들이 영광이었습니다. 진심으로 모두에게 하느님의 축복과 평화를 빕니다. 부디 늘 건강히 안녕히 계십시오.

 

[ 이주사목 이야기 ]

< 어느덧, 다문화사회 >

김 진 호 (바오로) 신부 / 당감성당 보좌

부산의 길거리에서 외국인을 만나는 것이 더 이상 낯선 일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10년 전만 해도 익숙하지 않았던 일입니다. 외국인들이 없을 것 같은 동네(편견이겠지만)나 외국인들이 큰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 같은 동네에서도 이제는 종종 그들을 마주치게 됩니다. 이쯤에서 용어를 이주민으로 수정하면 좋겠네요. 이제는 우리의 이웃이 된 사람들을 외국인이라고 부른다면 여러모로 실례겠지요. 애시 당초 하느님이 만든 세상인데 내 나라, 네 나라가 있나 싶기도 하고요. 그런 동시에 이제는 제가 실제로 관계를 맺게 된 이주민들의 숫자도 극적으로 늘어났습니다. 이 글에서는 그렇게 제가 관계를 맺은 분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그분들께 누가 되지 않는 선에서 이야기를 나눠 보겠습니다.

제가 서품을 받고 처음 관계를 맺은 이주민은 미국인 가정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관계하는 이주민들 가운데에선 가장 성실히 신앙생활을 하시는 분들입니다. 주일미사에 빠지지 않으시고, 고해성사도 자주 보십니다. 안타까운 점이 있다면 주변에 미국인 신앙 공동체가 없다는 것이었지요. 고해성사는 제가 영어로 해 드릴 수 있었지만, 그분들만을 위해 영어로 미사를 따로 해 드릴 수는 없었습니다. 이 지점에서 많은 고민이 생기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앙을 지켜 나가시는 모습이 퍽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가정에는 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 유치원생이었는데, 제가 영어로 말을 걸 때마다 거의 대답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혹시 발달 과정에 문제가 있는 걸까 조심스레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1년여가 지났는데 의문은 다소 맥없이 풀렸습니다. 친구들과 한국말로 대화를 하고 있더군요. 영어를 할 줄 모르니 제 영어에 대답을 못 했던 것이었지요. 너털웃음과 동시에 걱정이 생겼습니다. “이제 자신의 ‘Mother’와는 다른 ‘Mother Tongue’을 갖게 되겠구나하고요.

또 한 가정은 브라질에서 오신 분들이었습니다. 이 분들은 저와 사목적인 관계를 맺은 분들은 아니었고, 유치원의 원생과 학부모이셨지요. 깊이 있는 관계라고 하긴 어렵고, 멀리서 바라볼 때가 많았는데, 언제나 표정은 좋으셨습니다. 아이도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잘 지냈습니다. 유치원생들은 그 어떤 격의도 없더군요. 그래서 이주민을 향한 성인들의 특별한(?) 시선은 도대체 언제 생겨나는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이 가정의 이야기는 당시 유치원 담임 선생님을 통해 자주 들었었는데, 여러모로 배려심 있게 챙기시는 모습에 귀감이 많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안부를 주고받던 이 선생님께 얼마 전에 연락이 왔습니다.

올해는 어머니가 몽골 분이신 혼혈 친구가 오네요...?”

최근에는 페루에서 오신 자매님을 성당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 어깨 너머로 배운 멕시코 스페인어가 있는지라, 하루 이틀 정도는 웃으며 대화를 할 수 있었는데 그 이후는 참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애써 보려고 집 축복식을 부탁하셨을 때 스페인어 성가를 준비해서 불러 드리고 복음도 스페인어로 읽어 드렸습니다. 피정 자료도 스페인어로 만들어 보았네요. 이 뒤는... 부끄럽지만 저도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덧, 다문화사회입니다. 몇 년 전만 해도 멀게만 느껴졌던 다문화사회라는 책 속의 개념이 생각지도 못한 새 (저에게)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런 현실을 위한 우리 사회의 여건이 아직 성숙하지 않은 것처럼, 저 또한 많이 부족합니다. 많이 고민하게 될 것이고, 많이 넘어지겠지만 멈추지는 않고 싶습니다. 하느님께서 길을 열어주시겠지요?

 

[ 노동을 향한 눈빛 ]

< 노동사목이 만난 사람: 반빈곤센터 최고운 대표 >

공영장례에 대해서 알고 계신가요? 공영장례란 무연고자, 저소득층 등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복지정책으로, 부산에서도 지난 2021년 조례를 제정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존엄한 삶 그리고 존엄한 죽음을 위해 노력하시는 반빈곤센터 최고운 대표님을 만나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1. 안녕하세요? 반빈곤센터에 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반빈곤센터는 누구나 기본적인 삶의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구조적 빈곤을 철폐하기 위한 반빈곤운동을 전개하고 있습니다. 빈곤이 특정한 이들의 문제가 아님을 인식하고, 빈곤의 문제를 전사회적으로 알리고자 지난 2010년 설립되었습니다. 빈곤층의 권익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는데, 특히 스스로의 권리를 찾기 위해 법과 제도에 대한 눈높이 교육과 상담을 하고 있고, 주민 주도의 지역운동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2. 공영장례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2016년 말 고려인의 후손이었던 슬라브님의 의료를 지원하는 단체에서 협력을 요청하셨어요. 이주민이었고, 노숙생활도 하셨고, HIV 감염인으로 간병관련한 문제도 있어서 매우 다층적으로 약자의 지위에 있었던 분이었는데, 이분의 장례를 여러 단체들이 협력해서 치르게 되면서 고민들이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그 시기에 부산지역에 폭염과 고독사 문제가 대두되기도 했었는데, 사회복지연대를 중심으로 유관단체와 토론회를 개최하고 이후로 몇몇 단체들이 모여 비정기적 회의를 하게 되었습니다. 답을 찾기 보다는 일종의 제언으로, 공영장례가 필요하고 이것이 민간에서 하는것이 아니라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으로 마무리 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2018년 서울에서 공영장례 관련 조례가 제정된 이후 부산지역에서도 조례 제정 운동을 거쳐 지난 2021년 조례가 제정되었습니다.

3. 공영장례는 어떤 분들이 신청하시나요?

70%는 가족이 있지만 가족의 포기로 인해서, 나머지는 법적으로 무연고자인 분들이 신청하고 계십니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상 2촌 이내가 연고자로 분류되는데, 부산 지역에는 연고자가 있어도 일정한 사유로(75세 이상, 미성년자, 장애인, 그 외 특정 사유로 인정받은자) 장례를 치를 수 없는 경우에도 공영장례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이유로 가족관계가 해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를 처음부터 주장했고 조례에 반영되었습니다.

4. 공영장례의 진행에 있어서 아쉬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저희는 처음부터 공공성이 있는 의전전문기관이 맡아야만 취지에 맞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지침없이 구별로 예산을 할당하여 활동을 진행하게 되고, 기존에 무연고 사망자들에 대한 사업들과 연계된 업체들이 있다보니 기존의 사업에서 약간 발전한 정도가 되었습니다. 직접 장례식장을 찾아갔더니 우려가 현실이 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부고도 안내도 없고 막상 가보면 시간이 변경되었거나 상차림이 차려져 있지 않아 조문을 할 수 없는 일도 벌어졌어요. 이후에 각 구별로 지속적인 민원을 제기해서 부고게시판을 만들고 일정 형식의 부고가 게시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공영장례의 실질은 이웃과 지인이 조문을 하는 것으로 완성된다고 생각해요. 지역사회 내에서 완전한 무연고자는 없으니 이웃과 지인이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서울의 경우 상담센터에서 고인의 인적사항과 히스토리를 데이터화 하고 있는데 이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부산에서는 아주 기본적인 실적 위주의 현황통계만이 존재하는데, 공영장례의 이용자에 대한 기록과 연구가 있어야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공영장례 관련 예산이 너무 적은 것도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2023년 기준 32천만원)

5. 공영장례에 대해 알게 된 일반 시민이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일단 구군별로 부고게시판을 확인하셔서 혹시 조문을 갈 수 있다면 가는 것입니다. 하루에도 여러 건의 부고가 올라오고 있는데, 집 근처에 관련 공영장례가 있다면 찾아가 조문과 추모를 해 주시는 것이 시작일 것 같습니다. 부러 찾아가시는 것이 어렵다면 혹시 다른 일로 장례식장에 조문가실 일이 있다면 그 장례식장에 공영장례가 있는지 안내를 확인하시고 잠시 들러주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누군가가 찾아가고 관심을 가져야만 공영장례가 좀 더 취지대로 갈 수 있다고 생각하며, 장례를 치르는 의전업체에서도 조문객이 있고 관심이 늘어난다면 좀 더 신경 쓸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7.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분들께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요?

각자 도생사회인 요즘, 경제 위기는 심화되고 특히 코로나 이후로 빈곤과 차별이 심화되고 있고 더욱 심화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빈곤은 우리 모두의 문제라는 인식이 필요할 것 같고요. 약자들끼리 서로 대결하고 분노하기 보다는 서로를 위로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은 반드시 있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모두가 함께 생존하기 위한 방편이 바로 연대라고 생각해요. 각자가 각자의 자리에서 가능한 방식으로 연대를 실천할 수 있으면 좋겠고, 그러한 연대가 아주 큰 힘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놓치지 않고 연대하기!!

저는 무엇인가 할 수 있을 때 그것을 행하는 용기가 정말 큰 용기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 용기가 연대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억하고 계시다가 혹시 주변에서 공영장례를 만나는 순간이 있다면, 조문과 기도의 용기는 내보심은 어떨까요? 흔쾌히 인터뷰 진행해주시고, 가난한 이웃을 위해 노력하시는 최고운대표님께 감사를 전하며, 반빈곤센터에서 진행하는 공영장례조문단에 대한 소개도 덧붙이니 관심 가져 주시기 바랍니다!

후원계좌: 101-2043-6389-04 (부산은행, 부산반빈곤센터)

노동을보는눈빛 - 반빈곤센터웹자보.png

신청링크 : bit.ly/공영장례2024


 

[ 노동현장이야기 ]

< 일하다 아픈 여자들 - 왜 여성의 산재는 잘 드러나지 않는가? >

김 도 아 (프란치스카) / 노동사목 사무국장

지난해 말, <일하다 아픈 여자들>이란 제목으로 19명의 여성노동자, 장애여성노동자, 성소수자노동자, 산재가족이 말하는 일과 아픔에 대해 담은 한권의 책이 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여성노동자들이 말하는 산업재해에 대한 설명과, 산재보상제도와 그 공백 특히 젠더 공백에 대해 다루고, 노동하는 모든 몸을 위한 제언을 통해 모든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건강권에 대해 지금과는 다른 시각과 방향으로 다가가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단순히 여성노동자의 산재가 가려지고 있음에 대한 비판이 아니라, 산재의 발생은 성별로 인해 다르게 발생하지 않음을 설명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은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노동자를 위한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노동사목에서도 산재사고 관련한 상담이 적지 않게 들어오고 있습니다. 이주노동자라는 이유로 단순노무직이라는 이유로 여성이라는 또는 비정규직노동자라는 이유로, 산재 신청을 두려워하는 노동자와 산재 인정을 꺼리는 사업주, 그리고 까다로운 신청 절차 등으로 인해 산재신청을 포기하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이는 노동자를 인간으로 바라보기 이전에 생산성으로, 노동력으로 바라보는 자본의 비틀린 시각에서 출발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한 산업재해를 신청하는 것은 본인의 노동력이 완벽하지 않음을 인정하게 하거나 흠이 있다는 죄책감을 유발하게 하기도 합니다. (“건장한 남자라면 들 수 있어야 한다고 여겨지는, 그래서 남성노동자들의 허리부상을 유발하고 이걸 들지 못하는 여성 노동자들은 노동자 1인의 몫을 다하지 못한다고 자책하게 만드는 시멘트 포대는 40kg이다. 그 이유는 포대를 작게 만들면 포장 비용이 상승하고 작업 속도가 더뎌지며 운반하는 인건비가 상승한다고 여기는 자본 때문이다.” p.50)

흔히 사업장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산재를 신청하는 대신 공상처리라는 방법을 선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대부분 크지 않은 사고(라고 생각되는 경우)일 경우에 선택되며, 산재신청을 하고 싶지 않은 사업주와 치료비와 함께 근무 연속성을 보장 받고싶은 노동자의 욕구가 맞물려 발생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산재보상신청은 단순히 치료비 지급에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며, 해당 사고로 인한 후유증에 대한 보상까지 포함하고 있음은 물론, 해당 사업장의 위험성에 대한 발견 및 이를 데이터화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산재신청은 이후 사업장 위험성에 대한 대비라는 차원에서도 그 중요성을 가집니다. (“산재보상보험법에 따라 산재를 신청하고 승인받는다는 것은 노동자가 자신에게 발생한 신체.정신적 문제가 '업무로 인해 발생한 재해임'을 인정받는다는 말인 동시에, 해당 직종의 노동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 보상에만 머물지 않고 예방으로 이어져야 보상 제도의 온전한 의미를 다하는 것이다.” p.184)

여성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산업재해의 문제에 대한 이 책은 성별에 대한 차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다루고자 접근하는 것이 아닙니다. 노동현장의 변화와 신체적 약자들의 어려움을 인정하고 산재보상제도 적용에 있어 이 사각지대에 대한 인정과 보완이 필요하다고 이야기 하고자 합니다. (“이 모든 논의는 남성에 비해 여성이 얼마나 불건강한 형태로 일하고 있는지를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위험한 일터에서 일하는 많은 노동자의 얼굴들이 어떻게 드러나지 않고 있는지를 깨달아야 하고, 이른바 정상성에서 벗어난 노동자의 몸들이 겪는 위험이 적지 않음을 드러낼 필요가 있다고 말하고자 함이다. p203)

노동자의 건강권과 관련하여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주고, 나아갈 수 있는 방향성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게 하는 이 책과 관련한 북콘서트가 오는 418일에 열립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로 다양하고 보다 깊이 있는 이야기들이 오가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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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링크 : bit.ly/아픈여자들부산

[ 노동사목사업안내 ]

<2024 부산지역 노동안전보건 기획강좌 안내>

부산지역의 노동안전보건분야 담당자 및 활동가의 실무역량을 강화하고 지역과 현장 내 중대재해 예방 및 대응활동에 도움이 되고자 노동안전보건 기획강좌를 개최하고자 합니다.

첫번째 기획강좌로 '위험성평가 실무'에 대한 내용으로 준비했습니다.

노동자가 안전하고 건강한 일터를 위해서 현장의 유해, 위험요인을 파악하여, 감소대책 방안을 수립.실행하는 활동이 위험성평가 제도입니다. 이번 기획강좌를 통하여 위험성평가 제도 이해와 현장 실무 활동의 A~Z까지 필요한 내용을 준비하였습니다.

신청링크 http://bit.ly/위평실2024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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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과 시선 ]

< 평화 >

평화 세월호 10주기입니다. 잊지 말고 기억해야 합니다. 기억은 연대이며 사랑이자 평화이기 때문입니다..JPG

세월호 10주기입니다. 잊지 말고 기억해야합니다.

기억은 연대이며 사랑이자 평화이기 때문입니다.

장영식 (라파엘) / 사진가

[ 지난달 한 일 ]

2024년 이주사목 전국 실무자 연수 (3/18-20)

지난 18일부터 20일에는 대전가톨릭대학교 정하상교육회관에서 2024년 국내 이주사목 전국 실무자 연수가 진행되었습니다. 강의와 조별 나눔을 통해 다문화 사회에 접어든 대한민국에서 우리 교구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과 함께 정보를 교환하고 친교도 나누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마지막 강의는 ()이민정책연구원 원장을 초청하여 정부 정책과 생각을 듣는 시간을 가졌는데 현장과 정책과의 괴리감에 수많은 질문이 쏟아졌고, 이주민에 대한 실무자들의 뜨거운 사랑을 느낄 수 있는 23일간의 현장이었습니다

주님부활대축일

노동사목은 2024년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파스카로 봄을 맞이했습니다. 특히 신앙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주님의 부활을 장엄하게 축하하였습니다. 영어공동체와 베트남 공동체에서 코로나19 상황 이후로 하느님의 은총을 갈구하기라도 한 듯 많은 수의 공동체 친구들이 참례하여 부활의 기쁨을 나누었습니다. 특히 베트남 공동체는 주님 부활 대축일에 800여명의 친구들이 참례 했으며, 영어 공동체는 파스카 성야 때 초기 공동체의 예수님의 부활을 강력하게 체험 하는듯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두 공동체의 다채로운 부활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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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 활동

3/6() 의료지원 / 부산의료원

부산지방노동청장 면담 / 부산고용노동청

기초노동법교육 /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3/8() 3·8 여성의 날 기자회견 / 부산시청

노동사건지원 / 부산구치소

3/12() 서면시장번영회지회 중식선전전 / 서면시장

의료지원 / 부산대학병원

3/13() 중대재해없는세상만들기 부산운동본부 집행위회의 / 민주노총 부산지역본부

기초노동법교육 /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3/15() 노동사건지원 / 부산출입국외국인청

3/18() 차별철폐금지법제정 부산연대 회의 / 마중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회의 /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3/19() 서면시장번영회지회 중식선전전 / 서면시장

노동자·활동가 심리치유모임 / 노동사목센터

3/20() 부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2호 기자회견 및 방청 /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기초노동법교육 /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3/21() 노동사건지원 / 부산북부고용노동지청

바자울미사 / 센터

3/26() 서면시장번영회지회 중식선전전 / 서면시장

노동사건지원 / 부산고용노동청

3/27() 사무국회의 / 노동사목센터

기초노동법교육 / 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3/28() 의료지원 / 동아대학교병원

부산가톨릭베트남공동체 성목요일 미사 / 가톨릭센터

부산가톨릭영어공동체 성목요일 미사 / 노동사목센터

3/29() 부산가톨릭베트남공동체 성금요일 미사 / 가톨릭센터

부산가톨릭영어공동체 성금요일 미사 / 노동사목센터

3/30() 부산가톨릭베트남공동체 부활성야미사 / 부산가톨릭대학교신학대학 대성전

부산가톨릭영어공동체 부활성야미사 / 노동사목센터

3/31() 부산가톨릭베트남공동체 주님부활대축일미사 / 사상성당

부산가톨릭영어공동체 주님부활대축일미사 / 사상성당

양산가톨릭영어공동체 주님부활대축일미사 / 양산성당

웅상가톨릭영어공동체 주님부활대축일미사 / 웅상성당

울산가톨릭베트남공동체 주님부활대축일미사 / 무거성당

양산가톨릭베트남공동체 주님부활대축일미사 / 웅상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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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바자울 소식지 2024 바자울 소식지 5월호 file 노동사목유동현마르코 2024.05.08 8
» 바자울 소식지 2024 바자울 소식지 4월호 file 유말구 2024.04.11 14
23 바자울 소식지 2024 바자울 소식지 3월호 file 노동안전팀장율리안나 2024.03.10 12
22 바자울 소식지 2024 바자울 소식지 2월호 file 노동안전팀장율리안나 2024.03.10 11
21 바자울 소식지 2024 바자울 소식지 1월호 file 노동안전팀장율리안나 2024.01.10 22
20 바자울 소식지 2023년 바자울 소식지 5월호 file 노동안전팀장율리안나 2023.05.21 16
19 바자울 소식지 2023년 바자울 소식지 4월호 file 노동안전팀장율리안나 2023.04.16 29
18 바자울 소식지 2023년 바자울 소식지 3월호 file 노동안전팀장율리안나 2023.03.14 29
17 바자울 소식지 2023년 바자울 소식지 1월호 file 노동안전팀장율리안나 2023.01.16 38
16 바자울 소식지 2023 바자울 소식지 9월호 file 노동안전팀장율리안나 2023.09.1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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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바자울 소식지 2023 바자울 소식지 7월호 file 노동안전팀장율리안나 2023.07.12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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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바자울 소식지 2022년 바자울 소식지 6월호 노동안전팀장율리안나 2022.07.06 14
6 바자울 소식지 2022년 바자울 소식지 5월호 file 김요셉2 2022.05.2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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