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10일 사순 제5주간 목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믿음의 삶에로 첫발을 내딛는 사람들의 그 시작은 갖가지 양상이다. 어떠한 모습으로 그 시작을 했던 간에 중요한 것은 그 시작이 아니다. 그 시작이 화려했다고 해서, 그 시작이 충분히 의미 있는 것이었다고 해서, 믿음의 삶이 처음부터 지상에서의 삶이 마감되기까지 한결같이 그렇게 될 수는 없다. 그렇게만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겠지만, 그러나 이는 불가능하다. 순간의 선택 후에 10년이 보장되는 믿음이라는 것은 없다. 광고에서나 나오는 말이다. 한번 세례 받았으면 죽는 날까지 신자로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끊임없이 신자가 되어가는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이다. 삶은 끊임없는 순간의 연속들이다. 순간순간 우리는 선택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오늘 복음 말씀은 우리들에게 근본적인 선택의 문제 하나를 던져 준다. 예수를 주님으로 받아들이느냐, 그렇지 않고, 그저 좋은 말씀, 살아 가는데 있어서 필요한 윤리적이고, 지혜로운 말씀을 하는 예언자나 스승 정도로 만족할 것이냐.
인간 앞에 놓여있는 ‘믿음과 믿지 않음’이라는 두 갈래의 길 가운데, 믿음은 그 시작에 있어서 ‘선택’에 의한 것, 자신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그렇지 않은 것은 믿음이 아니다. 타인의 강요에 의한 것이거나, 자신의 가정 혹은 주변인들에 의해 마지못해 믿음의 삶을 사는 체 하는 것 또한 믿음이 아니다. 믿음이 있느냐 없느냐는 결국 자신의 의지가 포함되어 있느냐 없느냐로 구별된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주님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의 빠스카를 준비하는 성주간이 다가오면서 교회는 또다시 신자인 우리들에게 근본적인 결단을 요청한다. 우리들 각자 앞에 갈림길이 놓여있다. 믿음의 길인가? 믿지 않음의 길인가? 여러분은 어느 길을 선택하고 싶으신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