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2일 사순 제4주간 수요일 미사 강론

천주교 부산교구 김해성당 이균태 안드레아



     예수, 우리는 그분을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부른다. 성경에서 아들은 아버지를 보여주는 존재다. 아버지가 어떤 분이신지를 보여주는 역할을 맡은 이가 아들이다. 하느님은 삐딱한 눈으로 우리를 째려보시다가 조금만 눈 밖에 나면 당장에 채찍을 휘두르시는 그런 폭군 하느님이 아니라고하느님은 아빠아버지시라고그분은 우리에게 모든 것을 주셨고 모든 선택을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들이 스스로 당신의 뜻과 당신의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내맡겨 주시는 분이라고 예수님은 알려주셨다.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드러난 아빠, 아버지 하느님을 믿게 되면, 우리는 어떤 구체적인 선택을 해야 할지 갈림길 위에 서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생명과 죽음선과 악자유와 방종행복과 불행고통과 의미 이 모든 것들이 이미 우리의 선택 위에 놓여져 있다. 그것을 선택하는 것은 인간이고 그 선택에 대한 결과를 책임져야 하는 것도 인간이다. 그러나 그 선택과 그 책임은 순수하게 100% 인간만의 몫이 아니다. 그 선택에서부터 그 책임에 이르기까지 아빠 하느님이 함께 하신다. 

     
예수께서 보여주신 아빠 하느님은 그런 분이시다. 그분이 얼마나 인간을 사랑하고 계시는지 그 마음을 헤아리라고자꾸 하느님을 밴댕이 속아지의 쩨쩨한 영감님으로 만들지 말고마치 사흘 전 지난 주일 복음처럼무력하게 그다지도 무력하게 모든 것 다 내어주고도 당신 등 찌르고 떠난 작은 아들마저도 다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는 그 아버지로 만나보라고 예수님은 늘 권고하신다. 

     
예수께서 이러한 아빠 하느님을 가르치자구약의 하느님에 매달리던 사람들은 예수에게 신성모독자라고감히 하느님을 욕되게 한다고 몰아세웠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아들 예수를 통 당신의 사랑을 온전히 드러내고자 하시는데사람들이 나서서 그러시지 말라고그냥 당신은 우리와는 먼 저 하늘 위에 앉아 우리가 올려드리는 제사의 향내나 맡으시고 조용히 찌그러져 계시면 이 세상 일은 다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고그들만의 굳건한 철옹성을 공고히 했다.

   
거짓 신의 이미지 속에서만 살아가면, 참 하느님은 점점 더 나에게서 멀어진다. 그냥 내 방식 내 뜻내 주장만 넘쳐나게 된다. 두려워하면서도 지을 죄는 다 짓는다. 그게 부담이 되면 하느님에게서 멀어져 린다. 그러나 참 하느님은 세상 때문에 아파하시는 분이다. 아빠 하느님은 사랑하시기 때문에 아파하시는 분이시다. 

     하느님이 두려워서 믿는 것이 아니라하느님의 심판이 무서워서 믿는 것이 아니라 그분이 얼마나 나를 사랑하시는지를 깨달았기 때문에 우리도 그분을 사랑하는 것, 이것이 바로 예수를 통하여 드러난 신앙의 참 모습이다. 사랑하기 때문에 우리도 사랑하는 것그것이 참된 기도이고, 참된 신앙인의 삶의 자세다. 

           사랑하는 김해성당 형제, 자매 여러분,  

     어미가 제 젖먹이를 잊을 수 있느냐제 몸에서 난 아기를 가엾이 여기지 않을 수 있느냐설령 어미는 잊는다 할지라도 나는 너를 잊지 않는다.”(이사 49,15) 하느님은 우리에게 바로 이런 분이시다. 그 하느님을 알지 못한다고, 그 하느님을 뵙지 못했다고 실망하지 말자. 내가 먼저 사랑을 베풀고, 내가 먼저 따스함을 다른 이들에게 내보이고, 내가 먼저 용서하려고 하면, 내 마음 저 깊은 곳에서 용솟음치는 가슴 뿌듯함과 기쁨, 그리고 평화를 느끼게 된다. 그 가슴 뿌듯함과 기쁨, 그리고 평화가 바로 예수께서 아빠라고 부르며 사랑하신 하느님, 우리들 안에 성령을 심어주신 하느님의 현존을 드러낸다. 하느님을 알고 싶은가? 하느님을 뵙고 싶은가? 그러면, 먼저 다가가자. 먼저 손을 내밀자. 그리고 먼저 사랑하고 먼저 용서하자. 그 길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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