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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화] 2016년 제21회 농민주일 담화

관리자 2016.07.05 16:16 조회 수 : 245

제21회 농민주일 담화문
생명의 밥상을 차립시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오늘 농민주일을 맞이하여 생명농업으로 하느님 창조질서 보전에 힘쓰고 계시는 농민의 노고에 감사드리며, 하느님의 풍성한 은총과 평화가 함께하시길 빕니다. 또한 지난해 11월 14일, 쌀 값 인상을 요구하다 공권력에 의해 의식을 잃고 있는 백남기(임마누엘) 형제의 조속한 쾌유를 빌며, 정부의 책임 있는 처신을 촉구합니다.

    “귀를 기울여 내 소리를 들어라. 농부가 씨를 뿌리려고 날마다 밭만 갈겠느냐? 줄줄이 밀을 심고 적당한 자리에 보리를, 가장자리에는 귀리를 심지 않느냐? 이렇게 하느님께서 그에게 법칙을 일러 주시고 그를 가르쳐 주신다”(이사 28, 23-26 참조).
하느님은 이렇게 살아갈 길을 알려주셨습니다. 농민은 이런 하느님의 창조질서에 따라 살아왔습니다. 그렇게 인간과 자연이 협력하여 하느님 창조질서에 가장 친밀하게 동참하는 생명을 일구어 왔습니다. 그러나 전면적인 농산물시장 개방과 세계화의 진행으로 농촌 공동체는 파괴되고, 농업은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습니다. 2014년 현재 농가인구는 전체 국민의 5.3%인 275만 명으로 줄었고, 이마저도 69%가 60세 이상입니다. 농가의 평균 경작면적은 1.5ha에 불과하고, 연간 농업소득은 1천만 원 가량으로 영세 소농구조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도·농간 소득격차가 큰 폭으로 확대되어 도시근로자 가구 대비 농가소득은 57%로 매우 심각한 수준입니다. 또한 우리 민족의 주식이자 농업의 근간인 쌀까지 지난해부터 관세화를 통해 완전 개방되어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제 농사는 고되고 소득은 적고 전망이 없는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하느님이 가르쳐주신 대로 살아왔는데, 농민의 살 길은 점점 막막해져 갑니다. 생명을 가꾸는 고귀한 일에 동참하라는 하느님의 가르침을 선포하는 교회의 입장에서, 농민에게 미안한 마음뿐입니다. 국가와 사회가 경제논리로 농업을 희생하여 다른 산업을 키워갈 때 교회가 힘 있는 목소리를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유전자변형식품(GMO)으로 국민과 자연생태계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는데도(?찬미받으소서?, 134항 참조) 우리의 인식과 대처가 부족했음을 반성합니다.
    그래도 농민들은 묵묵히 밀과 쌀보리를 심고 있습니다. 우리는 교회의 이름으로 농민들을 보호해주어야 합니다. 우리 교회는 심각한 어려움에 처한 농촌을 살리기 위해 1994년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의 결정으로‘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을 시작하였으며, 이듬해엔 ‘농민주일’을 제정하여 농촌과 농민들을 위해 함께 기도와 실천운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교구별로 ‘우리 농촌 살리기 운동본부’를 만들어 생명농산물 직매장을 운영하며 다양한 도·농 교류활동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교회 전체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입니다. 소비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여 농민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의 말씀을 따라 살아가는 농민들에게 우리가 희망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우리가 밭이 되어주고, 우리가 땅이 되어주면 농민들은 우리를 희망 삼아서 밀과 쌀보리를 기쁘게 심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농촌에서 사명감을 가지고 생명농산물을 정직하게 생산하는 농민들이 아직 많이 있습니다. 우리가 이제라도 생명 존중과 형제적 연대를 바탕으로 농업과 농촌을 살리는 일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겠습니다. 우선적으로는 가정에서부터 교회의 모든 기관과 시설, 사제관과 수도원에 이르기까지 ‘생명의 밥상 차리기’에 적극 동참해 주시길 청합니다. 또한 교우들의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위해 식생활 교육을 적극 추진하고, 본당의 생명농산물 직매장도 더 많이 개설되도록 함께 노력합시다. 특별히 쌀값 하락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농민 형제자매들을 위해 교회 공동체의 행사에 우리 쌀로 만든 떡이나 빵, 과자, 음료 이용하기, 아침밥 먹기 등 쌀 소비 촉진에도 적극 동참해주시기 당부 드립니다. 농민들이 생산한 밀과 쌀을 감사히 먹어주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교회 속에서 새롭게 희망을 만들 수 있습니다. 
    농부를 사랑하시는 하느님 아버지의 축복이 늘 여러분과 함께하시길 기도드립니다.


2016년 7월 17일 제21회 농민주일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유 흥 식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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