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가톨릭신문 
게재 일자 2991호 2016.04.24. 4면 

[사회교리 아카데미] 교회 가르침으로서 사회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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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의미에서 사회교리는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을 해석하고, 그 세상을 좀 더 그리스도의 가르침대로 변화시켜 나가기 위한 실천의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실제 상황을 두루 관찰하여야 하고, 그 다음에 사회적 가르침에 비추어 그 상황을 면밀하게 평가하여야 하고, 마지막으로 그 시대와 장소의 특성에 전통 규범을 적용하기 위하여 무엇을 할 수 있고 또 무엇을 해야 할 것인지를 결정”(요한 23세 「어머니요 스승」 236항)해야 한다. 따지고 보면, 세상을 성찰하고 실천하는 사회교리의 방법론은 실상 우리가 성경의 말씀에 비추어 자기 자신을 성찰하며 자기 자신을 하느님의 뜻에 부합하도록 바꾸어 나가는 영성생활의 방법론과 큰 차이가 없다. 이렇게 그리스도인은 자기 자신과 세상을 하느님 말씀에 비추어 돌아보고 바꾸어나가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조금 좁은 의미에서 보자면, 가톨릭 사회교리는 교회 교도권의 가르침이다. 교도권이란 교회의 예언자 직무에서 나오는 것으로, 교회의 목자가 하느님 백성을 가르치고 이끄는 권한을 뜻한다. 보편 교회의 최고 목자인 교황과 지역 교회의 목자가 “교회가 사회를 이해하는 방식과 사회 구조와 사회 변화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드러낸 것”(「간추린 사회교리」 79항)이 바로 사회교리다.

사회교리가 사회와 사회문제에 대한 가르침이라고 해서, 교회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서, 또는 시류에 영합하여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가톨릭 사회교리는 성경과 성전을 통해 전달되어지는 계시 진리와 인간 안에 하느님이 심어주신 양심과 이성을 통한 자연법 전통이라는 깊고 튼튼한 뿌리에서 나오는 것이다. 적어도 이런 면에서 교회는 “사회교리로써 본연의 사명에서 벗어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 사명에 충실”(「간추린 사회교리」 64항)하게 되고, “사회교리를 가르치고 보급하는 것은 부차적인 사안이나 활동이 아니고, 교회 사명에 덧붙여진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교회의 봉사 직무의 핵심”(「간추린 사회교리」 67항)인 것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바오로 6세 교황은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를 설립하고, 이 일을 맡기셨음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교황과 공의회의 “보편 교도권은 사회교리의 방향을 결정하고 사회교리의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 한편, 사회교리는 주교들의 교도권 안에 통합되어, 주교들은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여러 지역 상황에 맞추어 이 가르침을 번역하고 실천하면서 이 가르침에 정확한 뜻을 부여”(「간추린 사회교리」 80항)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 가르침을 실천하도록 강제할 수단을 교회가 갖고 있지 않으니 실천을 할지 말지는 신자 각자의 신앙의 결단에 달려있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주교들을 향해 “종북”또는 “정치사제”라 비난하는 것은 신자들의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 적어도 이점에서 신자들은 교회와 목자들의 가르침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실제로 신자가 아니라고 할지라도 선한 의지를 가진 많은 사람들은 가톨릭 사회교리를 존중하고 있으며 깊이 대화하고자 한다. 그런 영향으로 유럽의 많은 국가와 정당들이 사회교리에 영감을 받아서 사회 전체를 위한 복지 정책을 내놓고 있다. 보조성의 원리와 공동결정의 원리를 담은 독일의 노동법이 특히 그러하다.

요사이 많은 교구에서 사회교리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존중하는 마음으로 그런 강좌에 참여해보자. 무릇, 알면 제대로 보이는 법이다.

이동화 신부(부산가톨릭대 신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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