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뉴스
매체명 국제신문 
게재 일자 2016.03.11. 11면 

윤기성 신부의 사목 이야기 <2> 자비의 특별 희년

아름다운 사회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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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C 부산평화방송 총괄국장 윤기성 신부가 '비바 파파'를 진행하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 부산평화방송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하면 천주교 신부가 방송국에서 무엇을 하는지 묻는다.

또 무슨 프로그램을 진행하는지 묻는 분도 있다. 주로 제가 하는 일은 직접 프로그램을 제작하거나 진행하는 것보다 방송국이 잘 운영될 수 있도록 돕고, 안팎에 있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잘 관리하여 방송국이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하는 일이다.

하지만 제가 유일하게 직접 제작하는 방송이 하나 있는데 60초 분량의 '윤기성 신부의 비바 파파'이다. 현재 세계에서 미국 오바마 대통령과 함께 트위터에서 높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읽고 해석하며 우리 사회에 적용해 보는 내용이다. 물론 60초는 매우 짧은 시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라디오 광고가 20초인 것을 감안하면 광고 3개를 방송할 수 있는 상당히 긴 분량의 프로그램이다.

요즘 이 프로그램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낱말은 '자비'이다. 이는 2015년 12월 8일부터 시작하여 약 1년 동안 프란치스코 교황이 '자비의 특별 희년'을 선포했기 때문이다. 교황은 천주교 신자들과 형제 그리스도인들 그리고 선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모든 사람이 자비로운 마음으로 한 해를 살아가자고 초대한 것이다.

이 희년을 맞아 발표한 문헌 '자비의 얼굴'은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의 얼굴이십니다"로 시작한다. 예수님 안에서 우리는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만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그렇게 하느님을 만난 우리도 자비로워져 간다는 뜻이다. 그럼으로써 우리도 또 다른 자비의 얼굴이 된다. 구약성경에서 자비는 어머니의 '자궁'을 뜻하는 '레헴'과 연관되어 있다.

하느님께서는 마치 어머니가 자신이 품고 있는 아기에게 느끼는 그 마음으로 우리를 안아주신다는 묵상을 하곤 한다. 우리 사회가 어머니의 자궁과 같이 사회의 낭떠러지에서 살아가는 이들을 품어 안을 수 있는 자비로운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그럼으로써 하느님께서 창조하실 때 주셨던 그 아름다움을 회복한 사회가 되기를 희망한다.

우리나라는 빠른 경제 성장을 이루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자신을 희생했고 소수의 인권은 짓밟혔다. 가난을 극복하고 나면 모든 사람이 행복해질 것이라고 꿈꿨다.

그러나 그 기대는 빗나갔다. 우리 사회는 소득과 자본을 사람보다 우선시하는 사고방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사람을 그 사람의 경제적 효용으로 평가하고 줄 세우는 사회를 만들었다. 우리 사회 약자들의 인권이 침해당해도 무관심한 사회가 되었다. 그리고 그 무관심을 내면에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합리화시켜 버리고서도 마음 아파하지 않는다.

 

무엇보다 먼저 우리 사회가 회복해야 할 가치는 서로가 서로를 자비로이 바라볼 수 있는 따뜻한 시선이다. 그리고 그 시선으로 자비로이 행동하는 것이다. 이런 행동이 모이면 자비로운 문화가 만들어질 것이고 이런 문화가 쌓이면 사회 체계가 될 것이다. 이런 자비롭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 위해 부산평화방송국 가족은 오늘도 열심히 프로그램들을 만든다.

PBC 부산평화방송 총괄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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