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갱신식에서 발표한 사랑의 편지를 공개하라는 요청이 있어 조심스럽게 올려봅니다. 
 

사랑하는 율리안나!

당신과 한 가정을 이룬지 43결혼 후 세례를 받아서인지 혼배미사를 올리는 부부들이 부러워 보였습니다
그래서 기회 있을 때마다 혼인갱신식에 참여하다 보니 오늘이 4번째가 되네요

똑같지는 않지만 이번에도 혼인갱신식 준비를 하며 새로운 느낌을 받았답니다.

허리가 약한 사람에게는 의자생활이 좋다는 건강생활방식을 우리도 따라 해보자며 소파를 치우고 탁자를 들인 후,
저녁기도를 비롯한 집안에서의 대부분 생활은 탁자를 중심으로 이루어졌고
옆에 나란히 앉아 TV를 보며 식사하는 것도 너무 자연스럽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우연히 아이컨택 눈맞춤이라는 TV프로를 보다가 우리의 일상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우리는 서로 눈을 맞추고 대화하는가?

ME주말에서, 결혼생활이라는 긴 여정을 어떻게 걸어갈 것인지 함께 생각해 보며서로의 다짐도 나누었고
눈맞춤 대화라는 주제에도 
크게 공감했던 내용 중 하나였는데,
당신의 따뜻한 눈을 바라보며 
대화하던 때가 가물가물한 옛 일처럼 느껴졌습니다.
 

부부싸움도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이라지만 그것도 마주보고 싸울 때의 얘기고
지금은 아예 외면한 것처럼 옆얼굴만 보며 살고 있으니 
싸울 일도 찾지 못 하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디다
그래서 밥 먹는 시간만이라도 바라보며 얘기해보자는 생각에 당신 맞은편으로 내 자리를 옮겼죠
자리를 옮기고 나니 옆에 앉아 있을 때는 볼 수 없었던 당신의 맨얼굴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어떤 날엔 부스스한 얼굴이어떤 때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럴 때면 "오늘은 무슨 기분 좋은 일이 있느냐는 아침 인사말로 하루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주 조그만 이런 변화가 우리 두 사람의 하루를 여는 촉매제 역할을 한다 싶어
최근에 내가 한 일 중 제일 잘 한 결정이란 생각이 듭니다.

사랑하는 율리안나 ME주말에서 했던 약속 중에서 혹시 잊고 살아가는 또 다른 것은 없는지 이번 기회에 찾아봅시다.

                                       4번째 혼인갱신식을 하며

                                       당신을 사랑하는 알폰소가

 

사랑하는 알퐁소!

성탄을 준비하며 새로운 미사곡 연습하랴, 친구들과의 송년모임에 참석하랴요즈음 정말 바쁘게 지내고 있네요

젊어서부터 휴가 간다는 것 자체를 사치처럼 알며 일속에 파묻혀 옆눈 한번 주지 않고 한 길 만을 걸어온 당신,

아는 것 보단 좋아하는 것이좋아하는 것보다 즐길 줄 아는 것이 행복한 삶이라는 말을 실천하는 양
은퇴 후 이런 저런 활동에 적극 참여하며 노력하는 모습이 참 신기하다는 느낌을 주었답니다.

 

악기하나 제대로 다룰 줄 아는 게 없다며 하모니카를 배워보겠다고 이곳저곳 기웃거리다
나름 재미를 붙이는 듯 하더니 얼마 전에는 이름도 생소한 팬플룻이라는 악기를 배워보겠다며 함께 할 것을 권유했었죠
자연에 가까운 소리라는 꼬임과 소개에 호기심이 생겨 함께 참여하면서 팬플룻 연주라는 공통 관심사를 갖게 되었지요.

나도 이제는 조금씩 좋아하는 단계로 접어 들어가고 있죠.
 

아직은 어디 내놓을 실력이 되지 않았음에도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함께 봉사 할 때는 나름 보람을 느끼기도 합니다.

내년 이 맘 때쯤에는 조금 더 익숙한 솜씨로 봉사활동을 할 수 있길 기대합니다

요즈음 이런 저런 모임에서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다보면 내가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던 손주들이 벌써 초등학교를 다니고 삐뚤빼뚤한 솜씨로 할머니 사랑해요라고 써 보낸 편지를 읽을 땐 바보가 된듯한 미소를 지울 수가 없네요
그게 행복이겠지요하지만 그 뒤에는 늘 챙겨주고 보살펴주는 당신이 있었기에 이 모든 게 가능하다는 생각이 들고
그럴 때마다 감사의 기도를 드린답니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을 단련해야한다는 당신과 달리 걷길 좋아하는 나는 체력관리 방식이 다르다보니 함께 운동을 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내년에는 순교자 성지 순례길을 함께 걸으며 [주님은 사랑]이시라는 큰 의미를 찾아보고 싶습니다.

                                  2019년 12월 29일 혼인갱신식 날

                           당신의 사랑속에서 살고있는 율리안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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