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업무
아래는 카톨릭 신문에 실린 내용을 옮긴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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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토요일, 유치부 어린이들부터 고3 수험생까지 주일학생들로 성당 곳곳이 북적인다. 가장 먼저 첫영성체를 준비하는 초등학생들이 강당을 채운다. 이어 교리시간 즈음엔 컨테이너 임시 교리실까지 학생들이 빽빽이 들어선다. 주일미사 참례자 수는 600여명, 그중 학생 참례자가 140~150여명이다. 전체 미사 참례자 수에 큰 영향을 미칠 만큼 주일학생이 북적이는 이곳은 바로 부산교구 김해 율하성당이다. 


최근 전국적으로 주일학교 침체를 겪는 본당들이 급속히 늘고 있다. 교회통계에 따르면, 2018년 말 한국교회 신자 중 아동·청소년 연령기 신자 수는 전체의 6.2%에 불과하다. 게다가 주일학교 학생 수는 지난 10년 동안 계속 감소세를 보였다. 

하지만 율하본당(주임 최요섭 신부) 공동체에서는 아동·청소년 신자들이 압도적인 참가 비율을 보인다. 주일학교 출석율도 평균 80% 수준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그렇다면 실제 나오는 학생들의 목소리는 어떨까. 중고등부 학생들은 저마다 “성당에 오면 일종의 힐링이 된다”고 말한다. 초등부 학생들은 “여럿이 모이니 재미있다”고 입을 모은다. 유치부생들은 “신난다”고 소리친다. 왜 신나냐고 물으니 “토요일이어서, 성당에 와서”라는 단순한 대답이다.

율하본당 신자들은 이렇게 주일학교가 활성화될 수 있었던 근간에는 본당 사목자의 관심과 지원을 비롯해 교리교사들의 자발적인 재능기부가 큰 몫을 차지했다고 평가한다. 

사실 율하본당 관할 구역은 타 지역에 비해 젊은 층의 유입이 많은 신도시 지역을 포함한다. 덕분에 주일학교 참가 대상자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하지만 주일학생 수가 그냥 느는 것은 아니다. 본당 주임 최 신부는 대상자들이 교회 밖에서 헤매며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지 않도록 초대하는데 적극 나섰다. 많은 것을 바라지도 않았다. 최 신부는 “그저 아이들이 다른 곳이 아닌 성당에 모여 서로 어울려 놀길 바랐다”고 말한다. 지난 5월부턴 본당 선교분과 위원들이 인근 초등학교 앞에서도 선교활동을 펼친다. 일단 성당에 발을 들인 학생들을 위해서는 교사들이 발 벗고 나섰다. 대학생 등 청년 인구는 드문 지역 특성상, 기혼 교사 비율이 높다. 이들은 평소 학생들의 안부를 챙기고 학생들과 자주 웃고 떠드는 시간을 갖는다. 최 신부는 특히 “또래 친구들과 함께 어울려 신앙을 키우고 추억을 만든다면, 성인이 되어 신앙생활의 어려움을 겪더라도 다시 교회를 찾기가 상대적으로 쉽다”고 조언한다. 또한 이러한 주일학교 운영을 위해서는 교리교사들의 인성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기에 교사들의 전인적인 교육에도 늘 관심을 갖는다. 

율하본당에서는 앞으로 ‘주일학교 사목회’를 구성, 학생들의 신앙 여정에서 ‘젊은 아빠’들의 역할을 강화하는데 힘쓸 방침이다. ‘젊은 엄마’들을 위해선 늘 봉사하는 하는 이들만 하는 상황이 생기지 않도록 학년별 자모회 활동을 독려하고, 엄마들을 위한 별도의 성경반도 운영 중이다. 현재 125명의 엄마들이 이 성경반에 참가하고 있다.

최 신부는 “미래 세대인 주일학생들이 언제나 편안히 성당 안에 머물 수 있도록 신앙교육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