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본당 사목지침
존경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천년도 하루같이 보시는 하느님께서는 창조 이전부터 우리를 이미 당신의 자녀로 부르셨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십자가 죽음에 이르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셨습니다.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생각해 주시며 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보살펴 주시나이까?”(시편 8,4-5)라는 어느 시편 저자의 애절한 마음이 담긴 찬미가를 통해서도 드러나듯이 하느님께서는 우리 개개인 모두가 참된 행복 속에 살아가길 원하십니다. 형제자매님들께서도 하느님과 똑 같은 마음을 가졌을 거라 생각합니다. 삼위일체인신 하느님의 모상을 닮은 우리 인간이기에 우리 가정이, 우리 공동체가, 우리 사회가 하느님의 마음을 닮아 기쁨과 평화가 충만하기를 원하실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교구는 ‘신망애를 통한 본당 공동체의 영적 쇄신’이라는 여정을 걸어 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는 믿음의 해를 살면서 세상 안에서 주님의 말씀이 묻어나는 실천적인 삶을 살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2019년 공동체는 ‘말씀을 통한 희망의 해’를 살고자 합니다.
살아있는 신앙은 희망과 사랑에서 분리되지 않으며 오히려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러기에 희망은 믿음을 성장시켜주고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도록 이끌어주는 원동력이 됩니다.
따라서 ‘신앙은 희망’이라고 규정지을 수 있습니다. 신앙에 의해 그리스도인들은 미래를 가지게 되고 자신의 삶이 공허함으로 끝나지 않을 것임을 알게 됩니다. 그래서 현재를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교의 메시지는 단지 모르던 것을 알려주는 역할만이 아니라 행동을 촉구하고 삶을 변화시켜주는 역할까지 합니다. 그래서 이 희망의 메지지는 ‘정보 전달적’인 것만이 아니라 ‘실천적’이기도 합니다. 사도 바오로는 “하느님 없이는 인간에게 아무런 희망이 없다”(에패2,12)라고 말씀하십니다. 이를 달리 표현하자면 그리스도인들의 희망은 하느님에게서만 찾을 수 있다라고 해석 할 수 있습니다.
하느님에게서 우리의 희망을 찾기 위해서 우리에게 필요한 한 가지는 하느님의 말씀 속에 살아가는 것입니다.
말씀이 사람이 되신 분, 사람이 되신 하느님이신 예수께서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은 내 말을 잘 지킬 것이고 그러면 나의 아버지께서도 그를 사랑하시겠고 아버지와 나는 그를 찾아가 그와 함께 살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즉 성경의 말씀을 내 마음에 모시고 살아갈 때에 그 말씀은 우리 안에 새롭게 태어나십니다. 특히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삽니다”라는 말씀처럼 성체를 모시고 내 안에 오신 그분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그분의 의지를 물으며, 그분이 바라시는 대로 내 삶을 살려고 노력할 때 말씀은 새롭게 우리 안에 태어나십니다.
또한 기도하며 그 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때, 어려운 이웃 안에 사랑으로 다가갈 때, 불의한 곳에서 정의를 부르짖을 때, 어두운 곳에 빛을 가져오기 위해 노력할 때, 아파하는 곳에서 함께 아파할 때 말씀은 새롭게 우리 안에 태어나십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하실 말씀이 무엇이었을까? 그건 바로 우리 모두를 사랑하신다는 것입니다. 어둠속의 한 줄기 빛으로서 죽음의 그늘 속에 앉아 있는 백성들을 생명에로 인도하고자 말씀의 모습으로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다가오신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 본당이 참으로 그리스도적인 공동체가 되는 길은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성체성사를 중심으로 초대 그리스도인들처럼 희망 안에서 한마음 한뜻으로 서로 형제적 친교를 나누는 것입니다.
올 한해 하느님의 축복이 우리 모두의 가정과 본당 그리고 이 지역 사회안에 충만하기를 희망하며 주님께서 원하시는 그 "깊은 곳"으로 나아가 "주님의 그물"을 치는 충실한 주님 제자로서의 나날 엮어 가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2019년 1월 1일
주임 신부 최요섭(요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