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당업무
2021년 본당 사목지침

 

지난 한 해 본당 공동체는 어둠으로 가득한 세상에 빛을 밝혀주고 희망과 용기를 북돋아주는 사랑의 해를 살고자 노력하였습니다. 하지만 뜻하지 않게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한 번도 걸어보지 못한 길을 어렵게 걸어왔고, 아직도 걸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로 하여금 여러 방면으로 생채기를 남기고 있지만 또 한편 지나간 우리의 신앙생활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지나온 일상들 그 중에서도 미사와 만남, 성체와 성사의 은총들이 우리를 얼마나 행복하게 해 주었는지를 깨닫게 해 주었습니다. 이런 깨달음은 오늘 보다는 더 나은 내일을 준비하는 밑거름이 될 거라 믿으며 공동체는 2021신앙과 말씀의 해를 열심히 살아가고자 합니다.

 

신앙은 하느님의 말씀을 들음에서 출발합니다. 그러므로 성숙한 신앙생활을 위해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맛 들이는 생활이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 본당 공동체는 올 한해 말씀을 우리 삶의 중심에 두고 살아가고자 합니다. 말씀만이 영원한 생명에로 나아가는 길임을 굳게 믿으며 하느님은 말씀이시다 라는 요한복음 사가의 말씀이 우리 안에 자리 잡길 희망해 봅니다.

 

말씀을 듣고 나누는 시간은 신앙인에게 있어 어떤 삶을 살 것인가? 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주는 시간입니다. 다시 말해 시간 안에서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을 닮을 수 있는 성화의 기회입니다. 성화란 하느님의 모상을 닮아 창조된 우리 인간이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하느님처럼 거룩하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에게 있어 거룩함이란 하느님께서 주신 빛을 자기 마음 안에서 발하여 자기 자신을 다스려 나가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길이요 진리이며 생명이신 예수님을 닮아 이 세상에 빛과 소금의 삶을 사는 것입니다.

지난 한 해 기도와 성사 거행이 중단되고 성체를 모실 수 없는 슬픔 속에서도 공동체는 가정에서 성경을 읽고 기도했으며 방송 미사를 시청하면서 신앙에 대한 목마름을 달랬습니다. 마치 그 옛날 주님께서 바빌론에서 노예 생활을 하는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시켜 주시며 빛을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셨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의 처지를 보시며 지혜의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셨습니다. 올 한해 이 지혜는 우리로 하여금 가정 공동체의 소중함을 깨닫도록 인도해 주시고 우리로 하여금 말씀을 통해 성가정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 주실 것입니다. 따라서 공동체 모두는 가족이 함께 쓰는 성경쓰기와 함께 성경 문제 풀이, 그리고 가정기도를 통해 나자렛 성가정을 본받았으면 합니다. 또한 주일 성구 말씀을 암송하고 실천하여 하루의 양식으로, 한 주간의 화두로 삼았으면 합니다.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은 이웃의 아픔에 무관심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웃에 대한 관심과 무관심은 최후 심판의 기준이 된다고도 하셨습니다. 우리는 오늘날 그 어느 때 보다 어둠의 그늘진 골짜기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부익부 빈익빈의 심화와 도를 넘는 자본주의의 횡포, 기후위기와 언제 끝날지 모를 코로나19의 위협 속에서 불안과 공포가 우리 삶의 한 부분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이 때 주님께서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말씀을 통해 알려주십니다. 혼란에 빠져 있던 이스라엘 백성에게 십계명으로 삶의 지침을 알려주셨듯이 말씀은 우리로 하여금 이웃의 아픔과 고통을 외면하지 말고 손을 내밀어 주라고 하십니다.

가난함으로 대변되는, 눈물로 하루를 보내야만 하는 수많은 이들에게 주님께서는 당신 친히 그들의 친구가 되셨습니다. 그들의 눈물이 당신의 눈물이 되었고 그들의 배고픔이 당신의 배고픔이 되셨습니다. 이제 우리도 수많은 가난한 이들의 친구가 되어야 합니다. 그들의 아픔이 우리의 아픔이 되어 우리 모두가 주님 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임을 자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할 수만 있다면 도와야 할 이들에게 선행을 거절하지 말아야 합니다. 작은 나눔이라도 그들에게는 삶의 큰 힘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하면서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의 손길을 전할 수 있는 착한 사마리아인이 되도록 노력했으면 합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말씀이 사람이 되신 신비는 지금도 우리 안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나의 것으로 여기며, 그 말씀이 이끄는 대로 살아간다면 말씀이신 그리스도는 우리 안에서 다시 태어나십니다.

따라서 말씀이 사람이 되신 그리스도가 우리의 주님이심을 고백하면서 빛과 소금의 삶을 살아갑시다. 세상이 주는 물질적 쾌락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말씀이 기쁨이고 희망임을 기억하면서 2021년 공동체 모두는 열심히 기도하고 사랑을 실천하여 말씀이 우리 삶의 중심이 되도록 노력합시다.

 

율하성당 주임신부 최요섭(요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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