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순례(13. 한티 순교성지)
한티순교성지는 을해박해(1815년)와 정해박해(1827년)경부터 박해를 피해 팔공산 중턱에 큰 집단을 이루어 모여 살던 천주교 신자들이 병인박해(1866년)가 한창이던 1868년 순교하고 묻힌 거룩한 땅입니다.
보통 순교성지라고 하면 처형을 당한 장소를 말하는데 한티성지는 교우들이 모여 살다가 처형당하고 묻힌 곳입니다. 다시 말하면 병인박해 때인 1868년 이곳에 들이 닥친 포졸들이 배교하지 않는 신자들을 그 자리에서 처형하고 마을을 불태운 역사의 현장입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37기의 순교자 묘는 오솔길을 따라 참배할 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으며 깊은 교요 가운데 머물 수 있는 피정의 집도 갖추어 있습니다.
우리가 가까이 순례할 수 있는 성지로는 이곳 한티성지 만큼 그 규모가 대단한 성지가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가 찾은 때에도 피정 오는 신자들을 위한 숙소를 짓고 있는 걸 보면 많은 분들이 순례를 오는 듯 싶습니다.
겸손의 길, 인내의 길, 십자가의 길 등 30분 정도 걸을 수 있는 순례길과 주변 산책길도 조성되어 있어 피정하기에 너무나 좋은 성지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음 기회엔 1박 2일, 또는 2박 3일의 피정을 겸한 순례를 해보겠다는 희망을 그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