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뜰

미사 때 왜 종을 치나요

빵과 포도주의 성변화 알리는 미사종

 

 

 한국 교회의 대다수 성당에서는 성체 축성 바로 전과   성체와 성혈 거양 때 종을 치고 있다. 

이는 성체를 공경하는 한국 교회 신자들의 아름다운 전통이다. 

가톨릭평화신문 DB.

 

 

나처음: 미사 때 신부님께서 혼자서 장엄하게 기도하시는데  누가 종을 쳐서 분위기가 확 깨더라고요. 

             뭐지? 하고 고개를 들어 살펴보니 한 꼬마가 무릎은 꿇은 채 

              손잡이 아래에 여러 작은 종이 달린 걸 몇 차례 흔들더군요. 

             종소리에 맞춰 신자들이 고개를 들었다 숙였다 하고요. 

              미사에는 연극 요소가 많이 있는 것 같아요.

 

조언해: 그건 ‘복사’라고 하는 전례 봉사자가 ‘미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시작되니

             마음의 준비를 하세요’라며 신자들에게 알리는 신호야. 

             종을 치기도 하고 징을 울리기도 해. 

            이때 사용하는 종을 ‘미사종’이라고 불러.

 

라파엘 신부: 언해가 설명을 잘해주었구나. 

                     50여 년 전 가톨릭교회가 현대 세계에 적응하고 교회를 쇄신하기 위해 

                     교회 생활 전반을 변혁한 일이 있었단다. 

                     이를 제2차 바티칸 공의회라고 해. 

                   1962년부터 1965년까지 열린 이 공의회는 ‘교회 가르침’이라는 성채 안에 갇혀 있던 

중세의 가톨릭교회를 세상과 또 비그리스도인들과 대화하는 오늘날의 열린 교회로 바꾸어 놓았단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가 쇄신한 많은 것 중에는 전례 개혁도 빼놓을 수 없단다. 

   지금처럼 우리말로 미사를 하고, 사제와 회중이 함께 제대를 중심으로 마주 보고 미사를 하는 것도 

   이때부터 시작되었지. 

   이전에는 사제가 회중과 등을 지고 벽제대에서 라틴말로 미사를 했어요. 

   그래서 라틴말을 모르는 회중은 사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몰라 자연히 수동적인 구경꾼이 

   될 수밖에 없었어. 

   그래서 “미사 보러 간다”는 말이 생겨난 거야.

 

   미사 때 종을 치는 이유는 사실 회중에게 등을 지고 있는 사제가 지금 벽제대에서 성찬 제정과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축성하려 한다고 알려주기 위함이란다. 

  이러한 이유가 더 형식화돼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전에는 ‘거룩하시도다’와 사제가 빵과 포도주에 

  손을 얹고 성찬 제정과 축성을 할 때, 또 성체와 성혈을 들어 올리고 내릴 때, 

  성체를 모시기 전 가슴을 치면서 “주님, 제 안에 주님을 모시기에 합당치 않사오나 한 말씀만 하소서, 

  제가 곧 나으리이다” 할 때 종을 쳤단다. 

 

  지금은 사제와 회중이 마주하고 있기에 큰 의미가 없어진 것이지. 

  그래서 오늘날 가톨릭교회 미사 전례의 규범이 되는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은 

  “필요에 따라 봉사자는 축성 바로 전에 종소리로 신자들에게 신호를 한다. 

  마찬가지로 성체와 성작을 높이 들어 보일 때 그 지역 관습에 따라 종을 칠 수 있다”(150항)고 

  명시해 놓았단다. 

 

  이 지침대로라면 미사의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부분인 성체 축성 때, 

  즉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성변화’를 일으키는 순간을 회중에게 일깨울 필요가 있을 때 

  종을 쳐도 된다는 것이란다. 

 아울러 굳이 종을 치지 않아도 된다는 풀이도 되지. 

 

  한국 교회의 대다수 성당에서는 성체 축성 바로 전과 성체와 성혈 거양 때 종을 치고 있단다. 

  이것도 성체를 공경하는 한국 교회 신자들의 아름다운 전통이라고 봐야 할 거야. 

  미사 중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행동을 불편하게 왜 하느냐 따지기 전에 하느님을 흠숭하고 

 성령 안에서 주님과 일치하기 위한 경건함의 표현이라는 점에서 이해하는 것이 좋을 듯해.

 

  참!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 대영광송 때도 종을 친단다. 

 사제가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하고 노래한 뒤 오르간이 약 30초간 장엄하게 연주될 때 

  그 사이사이 계속해서 종을 쳐. 

 이후 종과 오르간이 멈추면 회중이 반주 없이 “땅에서는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라며 

노래하지.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5월 26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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