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8.29 22:03

잔머리 굴리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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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오후 시간이 느긋했다. 오랫만에 느껴보는 이 여유로움을 어떻게 활용하지?
그래도 집에 도착하면 6시 50분?
물 한 잔 마시고 바로 나오면 저녁미사에 참여할 수 있겠네.
사무실에서 성당으로 바로 출발하면 40분이면 도착? 미사시간이 좀 많이 남는데...
너무 일찍 가니까 오르간 연주자 연습하는데 방해되는 것 같더라.
그래, 사무실에서 느긋하게 성경쓰기도 하구 천천히 시간 맞추어서 가자.
보안팀 직원들 보면 퇴근 안하냐고 자꾸 기웃거리면 신경 쓰일테고,
자, 나만의 시간 방해 안 받기 위해서 사무실 출입구 문도 꼭꼭 걸어 잠그고,
6시 35분, 이제 서둘러 가야지. 사무실 출입문을 여는 순간....
어어. 아닌데... 비가 온 탓인지, 녹이 슬어서인지 문이 열리지 않네.
이게 뭐야? 안에서 갇히다니...
20분을 낑낑거리다가 유리창 너머로 지나가는 남학생이 보여서 부탁을 했다.
"저기요. 저쪽에 가셔서 보안팀 직원 좀 불러 주세요."
에그, 부끄러워라. 내가 안에서 잠궈 놓고 문을 못 열어 갇히다니,
겨우 탈출해서 부지런히 열심히 갔지만 성당에 도착하니 7시 36분...
어떻게 해? 벌써 강론시간은 되었을 것 같다.
성체라도 모시면 안 될까? 아니야, 도저히 들어설 자신이 없어.
허탈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오면서 후회했다.
그냥 좀 일찍가서 예수님과 이런저런 얘기도 하고 시간 보내었으면 좋아하셨을텐데...
에휴~ 잔머리 굴리다가 이게 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