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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은 성 이냐시오 축일입니다.
우리 양정성당에는 여장용(이냐시오)님이 있습니다축하드립니다.


  초대교회의 사도 교부이자 순교자로서 일명 ‘테오포로스’(Theophoros, ‘하느님을 모시고 다니는 사람’이란 뜻)라고 불리는 성 이냐시오의 생애에 대해 알려진 것은 별로 없다. 아마도 그는 시리아 출신인 듯하며, 사도 성 요한(Joannes)의 제자였음이 분명하고, 그리스도교로 개종한 사람이다. 에우세비우스(Eusebius)의 “교회사”에 따르면, 그는 사도 성 베드로(Petrus)와 성 바오로(Paulus)가 세운 시리아의 안티오키아 교회에서 사도 성 베드로의 뒤를 이어 제2대 혹은 제3대 주교로 임명되고 축성되었다.

   당시 안티오키아 교회는 신자들이 처음으로 ‘그리스도인’이라 불린 곳이며(사도 11,26), 사도 성 바오로와 성 바르나바(Barnabas)의 이방인 선교 여행의 출발지이자 중심지였다. 특히 예루살렘이 멸망한 후에는 초대교회 안에서 로마 교회와 함께 교회를 떠받치고 있던 곳이 안티오키아 교회였다. 따라서 약 40여 년 동안 안티오키아 교회를 위해 헌신하던 성 이냐시오 주교가 트라야누스 황제의 그리스도교 박해 때 체포되어 재판을 받고 로마로 압송된다는 사실은 전 교회의 큰 슬픔이었다. 그는 10명의 군인에 의해 육로와 배를 이용해 소아시아 연안을 따라 그리스를 통과해 로마로 호송되었다. 그 과정에서 그는 머무는 도시마다 그를 위로하기 위해 몰래 찾아온 신자들에게 그리스도와 일치하고 사도적 전통에 충실할 것을 설교하고 권고했다. 마케도니아의 네아폴리스(Neapolis)에 와서는 나중에 같이 순교하게 될 성 조시무스(Zosimus)와 성 루푸스(Rufus, 12월 18일)와 합류하였다.

   로마로 압송되는 과정 중에 그는 모두 일곱 개의 편지를 썼는데, 이는 ‘그리스도교 문헌학의 진주’라고 불릴 정도로 그 내용이 풍부하고 가치가 높다. 특히 신학적으로 교회, 결혼, 삼위일체, 강생, 구속 그리고 성체성사에 관한 그의 교육적인 편지들은 초기 그리스도교 저서 가운데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역사적 문헌들이다. 성 이냐시오는 여섯 개의 편지는 교회 공동체에 그리고 한 개의 편지는 스미르나(Smyrna)의 주교인 성 폴리카르푸스(Polycarpus, 2월 23일)에게 보냈다. 성 폴리카르푸스 주교에게 보낸 편지에서, 그는 선배 주교로서 후배 주교에게 사목자로서 지녀야 할 자세와 덕에 대해 설명하고 있고, 로마 교회에 보낸 편지 외에 다른 다섯 교회 공동체에 보낸 편지에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일치하고, 주교에게 순명하며, 이단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권고를 담고 있다. 그러면서 그는 그리스도 교회 공동체를 일컬어 처음으로 ‘가톨릭교회’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로마 교회에 보낸 편지에서 그는 순교지로 가는 여정 중에 자신의 신앙과 주님께 대한 사랑을 감동적으로 전해주고 있다. 그는 여기서 자신의 순교와 성체성사를 긴밀히 연결하고 있다. “나는 모든 교회에 편지를 쓰면서 여러분이 방해만 하지 않으면 내가 하느님을 위해 기꺼이 죽으러 간다고 모두에게 알렸습니다. 나의 간청입니다. 불필요한 호의를 나에게 베풀지 마십시오. 나를 맹수의 먹이가 되게 버려두십시오. 나는 그것을 통해서 하느님께 갈 수 있는 것입니다. 나는 하느님의 밀알입니다. 나는 맹수의 이에 갈려서 그리스도의 깨끗한 빵이 될 것입니다. 이 맹수라는 도구를 통해서 내가 하느님께 봉헌된 희생 제물이 될 수 있도록 그리스도께 기도하십시오.”(4,1-2) 또한 그는 같은 편지에서 순교의 고통을 영원한 생명을 위한 ‘출산’으로 표현했다. 해산의 고통을 통해 새 생명이 태어나듯이, 순교의 고통을 통해 하느님 안에서 새로 태어나 부활의 기쁨을 얻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는 그의 믿음에 따라 순교자의 순교일을 ‘천상 탄일’(dies natalis)로 부르며, 순교일을 축일로 정하는 전통을 갖게 되었다.

   안티오키아를 출발해 스미르나, 트로아스, 네아폴리스, 브린디시 등을 거쳐 아피아 가도(Via Appia)를 통해 로마로 압송된 성 이냐시오는 107년경 12월 20일 로마의 원형 극장에서 맹수형을 받고 사자의 밥이 되어 장렬히 순교했다. 그로써 그는 성체 안에 계시는 그리스도와 완전히 일치하여 하느님 안에서 새로 태어나 부활의 기쁨을 누리는 천상 탄일을 맞이했다. 그는 자신이 원하던 대로 사자의 밥이 되어 맹수들을 자신의 무덤으로 삼고자 했으나, 신자들이 남은 유해 일부를 모아 후에 안티오키아에 옮겨 안장했고, 7세기에 다시 로마로 옮겨 성 클레멘스(Clemens) 대성당에 모셨다. 오늘날 로마 가톨릭교회는 그가 로마로 압송되어 도착한 10월 17일에, 동방 정교회에서는 순교일인 12월 20일에 축일을 기념하고 있다. 전례 개혁 전까지는 오랫동안 2월 1일에 그의 축일을 기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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