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5 추천 수 0 댓글 0
라파엘이 돈을 찾아오다

9장

1   그때에 토비야가 라파엘을 불러 말하였다.
2   "아자르야 형제, 낙타 두 마리와 함께 하인 네 사람을 데리고 라게스로 가시오. 가바엘의
     집으로 가서 그에게 이 증서를 내주고 돈을 받으시오. 그리고 그분을 이 혼인 잔치에 모시
     고 오시오.
3.4 그대가 알다시피 아버지께서는 날수를 세고 계실 것이오. 내가 하루라도 늦어지면 아버지
     는 몹시 근심하실 것이오. 그대도 라구엘께서 맹세하시는 것을 보지 않았소. 나는 그분의
     맹세를 깰 수가 없다오."
5   그리하여 라파엘은 낙타 두 마리와 함께 하인 네 사람을 데리고, 메디아의 라게스로 가 가
     바엘의 집에서 묵었다. 라파엘은 가바엘에게 그 증서를 내주고, 토빗의 아들 토비야가 아
     내를 맞은 이야기며 그가 가바엘을 혼인 잔치에 초대한다는 말을 전하였다. 그러자 가바엘
     은 일어나, 봉인된 돈주머니들을 라파엘 앞에서 헤아린 다음 낙타에 실었다.
6   이튿날 아침 그 두 사람은 일찍 일어나 혼인 잔치에 갔다. 그들이 라구엘의 집에 들어가 보
     니 토비야는 식탁에 앉아 있었다. 토비야가 벌떡 일어나 가바엘에게 인사하자, 가바엘은
     눈물을 흘리며 토비야를 이렇게 축복하였다. "훌륭하고 선하며 의롭고 자선을 많이 하는
     네 아버지처럼 훌륭하고 선한 아들아! 주님께서 너와 너의 아내, 그리고 네 장인과 장모에
     게 하늘의 복을 내리시기를 빈다. 내 사촌 토빗과 똑같은 아들을 보게 해 주신 하느님께서
     는 찬미받으소서."

토빗과 안나가 아들 때문에 근심하다

10장

1   한편 토빗은 토비야가 가는 데에 며칠이 걸리고 오는 데에 며칠이 걸리는지 날마다 헤아리
     고 있었다. 그런데 날수가 다 차도 토비야가 돌아오지 않자,
2   토빗은 "혹시 얘가 그곳에 붙들려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면 가바엘이 이미 죽어서 돈을
     돌려줄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이 아닌가?' 하면서
3   근심하기 시작하였다. 
4   그의 아내 안나는 "내 아이는 벌써 죽어서 이 세상에 없어요." 하고 말하였다, 그리고 자기
     아들 때문에 울고 통곡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5   "아이고 얘야, 내가 어쩌자고 너를 떠나보냈단 말이냐? 내 눈에 빛인 너를!"
6   그러자 토빗이 그 여자에게 말하였다. "여보, 조용히 하고 걱정하지 말아요. 그 애는 잘 있
     소. 아마도 그곳에 예기치 않은 일이 일어났나 보오. 토비야와 함께 간 그 사람은 믿을 만
     한 사람인 데다가 우리 동포 가운데 한 사람이오. 그러니 여보, 그 애 때문에 근심하지 말
     아요. 곧 돌아올 거요."
7   그러나 안나는 "당신이나 조용히 하고 나를 속이지 말아요. 내 아이는 죽었어요." 하고 대
     꾸하였다. 안나는 날마다 밖으로 달려 나가 아들이 떠나간 길을 살펴보며, 누구의 말도 들
     으려 하지 않았다. 그리고 해가 지면 집으로 들어와 밤새도록 통곡하며 우느라고 잠을 이
     루지 못하였다.

토비야가 엑바타나에서 출발하다
     라구엘이 자기 딸을 위하여 베풀겠다고 맹세한 열나흘 동안의 잔치가 끝나자, 토비야가 라
     구엘에게 가서 말하였다. "저를 보내 주십시오. 저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저를 다시는 보지
     못할 것으로 생각하고 계실 줄을 제가 잘 압니다. 그러니 이제 아버님, 부디 저를 보내 주
     십시오. 저의 아버지께 돌아가게 해 주십시오. 제가 아버지를 두고 떠나올 때의 사정은 이
     미 말씀드렸습니다."
8   라구엘이 토비야에게, "조금 더 머물러라. 네 아버지 토빗께는 심부름꾼들을 보내어 네 소
     식을 전하게 하마." 하고 말하였다.
9   그러나 토비야는 "정말 안 됩니다. 부디 저를 바로 제 아버지께 보내 주십시오." 하였다.
10  그러자 라구엘은 곧바로 토비야에게 그의 아내 사라와 함께 남종과 여종, 소와 양, 나귀와
     낙타, 옷과 돈과 기물 등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의 절반을 내주었다.
11  그리고 건강히 지낸 토비야 일행을 떠나보내면서 그를 껴안고 이렇게 말하였다. "얘야, 건
     강하여라. 건강히 잘 가거라. 하늘의 주님께서 너희를, 네 아내 사라를 잘 보살펴 주시어,
     내가 죽기 전에 너희 자녀들을 보게 되기를 바란다."
12  이어서 자기 딸 사라에게도 말하였다. "네 시아버지께 가거라. 이제 그분들은 너를 낳은 우
     리처럼 네 부모님이시다. 얘야, 평안히 가거라. 내가 살아 있는 동안 너에 관하여 좋은 평판
     을 듣기를 바란다." 그는 이렇게 작별하고 그들을 떠나보냈다. 그때에 아드나도 토비야에
     게 말하였다. '내 자식이며 내가 사랑하는 친족아, 주님께서 너를 무사히 돌아가게 해 주시
     기를 빈다. 그리고 내가 오래 살아서 죽기 전에 너와 내 딸 사라의 자녀들을 보게 되기를 
     바란다. 주님 앞에서 내 딸을 너에게 맡긴다. 네가 살아 있는 동안 내내 사라를 슬프게 하
     지 마라. 얘야, 평안히 가거라. 이제부터 나는 네 어머니고 사라는 누이다. 우리가 살아 있
     는 동안 내내 그분 안에서 모두 잘되기를 빈다." 그러고 나서 아드나는 그 둘에게 입을 맞
     추고 건강을 빌며 떠나보냈다.
13  토비야는 건강한 몸과 기쁜 마음으로 라구엘에게서 떠나가며, 자기 여행을 잘 이끌어 주신
     하늘과 땅의 주님, 만물의 임금님을 찬미하였다. 라구엘은 또 토비야에게 이 말도 하였다.
     "네가 주님의 인도를 받아 너의 부모님이 살아 계시는 동안 내내 그분들을 공경하기 바란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