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번 기도 묵상 씨디는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요?

 

우연히, 정말로 알 수 없는 주님의 섭리라고 생각합니다.

여러해 전에 주님의 고난을 따르는 마음으로

자주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쳤답니다.

주님 수난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왔습니다.

‘가슴으로 걷는 십자가의 길’은

그 때에 받은 개인적인 느낌을 간단히 메모해 둔 것을 정리한 것입니다.

사실 수난 의미를 함께 공유하고 싶어서

사순절이면 주변 분들게 원문을 보내드리기도 했습니다만

책이나 씨디로 낼 생각은 없었습니다.

이번 성경 속 재미있는 이야기를 녹화하던 중

담당 피디님께 사순을 잘 보내시라는 의미로 보내드렸는데

그분께서 적극적으로 방송을 주선하고

또 오디오와 오디오북 제작까지 맡아주셨습니다.

저는 그저 구경꾼처럼

주님께서 이루신 일을 바라보았을 뿐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2.특별히 <십자가의 길>을 택하신 이유가 무엇입니까?

 

이번 책자에서도 밝혔듯이

십자가의 길을 순례하며 기도하는 것은 천주교의 탁월한 은총입니다.

그런데 모든 신자분들께서

기도책을 갖고 그 기도문을 읽어버리는 것으로

십사처 기도를 하고 있는 점이 무척 아쉬웠습니다.

가톨릭 기도서에 있는 기도문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다만 몇 걸음을 옮겨 걸으면서

메마르게 입으로 기도문을 읽고 지나치는 일이 안타까웠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갈바리아 산으로 오르시는

예수님의 마지막 여정을 따라 걷는 묵상의 기도입니다.

14군데로 구성된 ‘고통의 길’인 까닭에

한 단락씩 나누어 묵상되어질 수 없습니다.

‘십자가의 길’은 주님이 나를 위해서 걷고 계신 사랑의 현장이며

실제 상황임을 마음에 새기는 기도입니다.

때문에 예수님의 가뿐 숨소리를 느끼고

고통의 신음에 동참하는 마음으로 바치시는 것이 옳습니다.

사모하는 마음 없이 기도문을 읽으며 지나치기에는

밤새워 고문당하고 지쳐 계신 예수님 고통의 자욱이

너무나 깊고 선명한 곳이니까요.

부디, 의식적이고 형식적인 경배가 아니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기 바랍니다.

이 씨디를 통해서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는 기도란

각자가 주님께 드리는 신앙 고백이며

그분을 이해해드리고 위로해 드리는 일임을 깨닫게 되기 바랍니다.

세상에서 바치는 ‘나 한사람’의 기도로써

그분의 성심을 감동시키는 그리스도인들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3.사순 시기를 보내고 있는 신자들에게 한마디를 해 주신다면?

 

사순은 부활의 기쁨을 향한 삶의 도약을 실천하는 시기입니다.

주님께서 주신 가장 큰 선물인 부활을

제대로, 온전히 최대한 받기 위해서 내 몸과 마음을 준비시키는 시기입니다.

예수님께서 오직

하느님의 뜻을 이루는 것을 기뻐하시며

죽음까지 기쁘게 받아들이셨듯이

오늘 내 삶을 하느님의 뜻에 정확히 맞춰 살려고

조준연습을 하는 기간입니다.

기쁜 부활을 온 몸과 마음으로 느끼기 위해서

그분 이외의 것을 비워내는 마음 청소의 때이고

그분처럼 부활을 살아내기 위해서 그분께로 시선을 고정시키는 시기입니다.

때문에

사순의 가장 큰 은총은

그분께서 닦으신 진리와 생명의 길을 과감히 선택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스스로 매일 그분의 자리를 넓혀드리기 위해서

자신을 훈련하며 그분을 향해 매진하는 점이라 생각됩니다.

지금의 고난과 고통을 넘어선

부활의 삶을 희망하고 믿는 일이야말로

주님께서 이르신 행복한 삶을 살게 하기 때문입니다.

  • 주님의기도젬마 2019.03.10 17:13
    나의 아무런 절제도 고통도 없이 ...주님과 함께 동참하지도 못하면서 ...부활을 맞이한다면
    주님의 부활때 기쁘게 주님을 만날수 없으리라.........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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