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1년에 태어나 356년에 삶을 마감한 안토니오 성인은

그 옛날에 105세를 살았다는 사실만으로

소위 장수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줍니다.

 

누구나 그렇듯 성인의 삶에도 우여곡절이 많았는데요.

특히 나이 열여덟에 조실부모하여

어린 여동생을 보살피는 소년가장이 되었을 때,

운명의 가혹함에 하늘을 원망했을 법도 하지요.

성인은 그 역경을 믿음으로 맞서는 지혜를 선택합니다.

 

이집트의 부농이셨던 부모님의 유산을

네가 완전하기를 원한다면

가서 네가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에게 주어라.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그러면 너는 하늘의 보화를 차지할 것이다.”는 말씀에 따라서

가난한 이들에게 나누어줍니다.

 

인간을 위해서 자신의 것을 온전히 비우신 주님을

분명히 따르려는 결단을 실행했던 것입니다.

거처도 외딴 곳으로 옮겨서

오직 기도하고 일할 각오로

아주 적은 양의 빵과 들판의 채소와

숲에 열린 과일로 생계를 유지하며

고독하고 한적한 독수 생활을 시작하는데요.

그러한 성인의 삶이 널리 알려지는 바람에

찾아드는 군중을 피해서 더 깊은 사막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그럼에도 자신의 것을 전부 버리고

하늘나라의 시민이 되려는 열망으로

고독한 사막의 삶을 선택하려는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자연스럽게 수도원의 형태를 갖추기에 이릅니다.

교회가 안토니오 성인의 삶을 사막의 은수자의 시조이며

수도 공동체의 원조로 인정하고 기리는 이유이지요.

 

하지만 성인이 모든 것을 버리고 하느님만을 향했던 사막의 삶은

결코 수월치 않았습니다.

성인께는 무엇보다 주님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린 자신을

하느님마저 버리셨다는 느낌이 가장 힘든 고통이었다는데요.

육체적인 어려움보다 영신적 고통이 더 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모진 영혼의 시련은

왜 당신은 나의 고통을 외면하십니까?”라는

심오한 질문을 던지게 하였고

마침내 주님께로부터

안토니오, 나는 항상 너와 함께 있었고

너의 투쟁과 함께 했단다.”라는 은총의 응답을 듣게 됩니다.

 

척박한 세상에서 100수를 살아낸 성인의 삶을 생각하는 새해,

곡절 많은 세상 안에서 우리의 기도가

얼마나 한결같고 줄기차야 하는지를 배웁니다.

짧지 않는 한 세기,

삶의 모든 극한 상황을 믿음으로 승화시켜 살아낸

성인의 참된 부요를 칭송하게 됩니다.

또한 자신을 비우고 또 비워내는 그의 모습이

많은 이들에게 영신적 삶을 갈망하게 했다는 점에서

오늘 우리의 선교의 자세와 마음가짐을 돌아보게 해 줍니다.

 

나약한 육신 안에 담긴 영혼의 강력한 힘으로

갖은 고통과 맞서며

끝내 승리한

성인의 삶을 기리며

부디 우리의 영성이 깨어나도록,

하여 모든 일에 앞서

하느님과 친교에 우선을 두는 삶을 선택하도록 전구해 주시기를

마음모아 청해 올립니다.

  • 주님의기도 2019.02.04 06:50
    모든것을 하느님만을 위한 삶을 선택하신 안토니오 성인의 삶을 닮고자 주님께 기도합니다...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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