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의 자유를 몸소 살았던 믿음의 스승 성 암브로시오 주교

340년 경 독일 트리어에서 태어났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어머니는 세 남매를 데리고 로마로 이사합니다.
가문의 전통에 따라 국가 관리의 길을 택했던 암브로시오는
뛰어난 실력과 좋은 가문을 배경으로
빠른 시간에 출세를 했는데요.
마침내 밀라노 지역을 총괄하는 총독의 자리에 올랐습니다.

374년 경 밀라노의 주교가 서거하여 후임을 선출할 때,
이단과 정통 교리를 따르는 신자들 사이에
격렬한 대립이 일어났는데요.
성인은 총독으로써 이 상황을 진정시키려
분열의 현장에 개입합니다.
평화적 방법과 대화로써 화해를 추구해가자는 취지의 연설이
성당에 모여 있던 신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암브로시오를 주교로”라는 누군가의 외침은
모두의 목소리로 번져갔습니다.

이런 모습에 암브로시오는 어처구니가 없었다는데요.
세례도 받지 않은 사람이 주교가 되는 것은
교회법이 금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극구 사양했지요.
하지만 밀라노 시민들뿐 아니라 주위의 주교도 합세하여
황제의 인준까지 받아냈고
결국 교황이 허락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성인이 세례를 받지 못한 사유는 알려지지 않지만
누나의 수녀 봉헌식에서
전례의 장엄함에 감동했다는 사실에 비추어
태생부터 그리스도인이었으며
삶 자체가 온전히 복음적이었으리라는 추리를 하게 됩니다.

그는 깊은 고민 끝에
“백성의 목소리를 하느님의 목소리”로 받아들여
세례를 받고 사제서품에 이어 결국 주교에 오르는데요.
수도자로써 지녀야 할 복음적 가치를 살아내기 위해서
자신에게 엄격한 주교, 사제들의 바른 양성에 혼신을 쏟고
수도자를 귀히 대우했던 주교,
학문적 재능을 신학연구에 바쳤던 주교,
깨우친 바를 가르치고 가르친 바를 실천했던 주교,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뒤로 한 채 자신의 나약함을 고백하며
항상 “겸손함을 주십사”라고 기도했던 인물로 전해집니다.
가난한 자, 억울한 자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온유한 성격의 소유자였지만
불의 앞에서는 사자처럼 달라졌다는 증언도 있습니다.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은 자신의 회개가
성인의 겸손과 설교에 반했던 결과라며
평생 믿음의 스승으로 섬겼는데요.
세상의 사사건건을 당신의 적합한 도구로 사용하시는
하느님의 치밀함이 향기롭습니다.

한 해의 끝자락, 암브로시오 성인처럼
내 모든 것을 사용하시도록 내어드림으로
다시 세상에 오시는 아기예수님께 기쁨을 드리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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