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주일 말씀 당겨 읽기

주님 세례 축일 <이제 참으로>

(2019.1.13. 이사 42,1-4.6-7; 사도 10,34-38; 루카 3,15-16.21-22)

 

삶은 배움의 과정입니다.

바른 삶은 자신을 아는 것으로부터 시작됩니다.

믿음의 길에서

얻는 숱한 깨달음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2독서가 전하는 베드로 사도의 이야기는

이방인 코르넬리우스의 집에서

여태 몰랐던

하느님의 자비를 깨닫고 탄복하듯 주님을 증거한 일을 전합니다.

당시 베드로 사도는 교회의 수장이었고

많은 이적을 일으키는 능력자였습니다.

때문에 그날

나는 이제 참으로 깨달았습니다.”라고 말하는 베드로 사도가

오히려 생경합니다.

예수님과 삼년을 내리 지냈던 그가

예수님께 모든 능력을 부여받았던 그가

성령에 사로잡혀 늘 기도했으며

성령의 이끄심에 의해서 모든 것을 맡기고 살았던 그가

어떻게 하느님께서는 사람을 차별하지 않으시고

당신을 경외하며 의로운 일을 하는 사람은

다 받아 주신다는 사실을 어찌 모를 수가 있을까 싶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간은 늘 새 것입니다.

우리는 순간마다 생각이 새로워지고

시시각각 마음이 새로워지면서

새로운 삶을 꾸려가고 있습니다.

 

오늘은 주님의 세례 축일입니다.

그날 하늘에 울렸던 하느님의 음성은

우리가 새 사람으로 태어나던 그날

우리에게 들려주신 바로 그 음성임을 믿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를 자녀 삼으시던 그날

우리에게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사랑을 이제 참으로깨달았다고 고백하며

그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아 새 사람이 되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세상에서 이룬 것을 요구하지 않으십니다.

세상에서 성공한 우리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하느님께 갖고 가야할 것

바쳐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매일을 함께 지내며

매 순간 마음을 나누고 싶으십니다.

그분의 부르심을 이제 참으로깨달았다 해서

그분의 자녀인 사실을 이제 참으로느꼈다 해서

나무라지도 않으십니다.

다만 믿음으로

그분을 마음에 받아드리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그럼에도 지금은

지난 사건에 불과한 양 여기고

하나의 의식이고 도리일 뿐이라 생각하지 않습니까?

때문에

매일 새로운 그분을 만나고

매일 그분의 말씀에 탄복하며

매일 이제 참으로깨닫는 지혜를 놓치고 살아가지 않습니까?

세상의 소리에만 귀를 기울이고

세상의 소리에만 귀가 열려

세상을 잘 듣고 이해하기 위해서만 온통 힘을 쏟지 않습니까?

 

하여

영혼이 허기지고

마음이 메말라

스스로 아무것도 아닌 양 회의에 젖어

사랑받지 못할 존재라고 비하시키지는 않습니까?

 

우리의 오늘이

이제 참으로주님의 사랑을 깨닫고

그분의 자비를 깨닫고

그분께 기도해야 할 것을 깨닫고

그분을 더 사랑해야 한다는 걸 깨닫고

이웃이 참으로 사랑스러운 존재임을 깨닫고

세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기 원합니다.

 

하여 우리 모두가

이제 참으로

그분을 알고

그분의 뜻을 알았다고 고백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이제 참으로

그분께서 나를 사랑하신다는 사실을 깨달았던

바로 그 날처럼

하느님 자녀의 권위를 회복하는 은총의 날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분께서 주시는 참 자유를 누리는

그분의 자녀이기를 진심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 주님의기도 2019.01.25 06:00
    육신은 허기 진것을 금방 알아 차리면서......영혼은 굶어죽어가고 있는것을 알아 차리지 못하는 자녀를 두고 하느님은 얼마나 안타까우실까요?
    한번 더 깨우쳐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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