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주일 말씀 당겨 읽기

대림 제1주일 <더욱 더 그렇게>

(2021. 11. 28 예레 33,14-16; 1테살 3,12-4,2; 루카 21,25-28.34-36)

 

그날

그때는

정의의 싹이 돋아나고

세상에 공정과 정의가 이루어지는 날입니다.

그날 우리는

새 예루살렘에서 그분을 모시고 그분과 함께 살아갈 것입니다.

이는 우리의 꿈이며 희망입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약속을 향해 나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세상의 좁은 안목을 벗어날 수 있는 이유이고

세상의 것보다

훨씬 넓고

매우 귀하고

대단히 아름다운 까닭입니다.

 

삶에는 수없이 많은 선택의 순간이 있습니다.

그 때마다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느님 마음에 들 수 있는지를

생각하여

믿음과 사랑을 선택하여 나아가는 것이

믿음의 삶이라는 걸

오늘 바오로 사도께 배웁니다.

그럼에도 이 단순한 일이 말처럼 쉽지가 않습니다.

믿음대로

그분께서 이르신 대로 살아가는 일은 어렵습니다.

당장 눈앞에 닥친 현실을

보이지 않는 믿음으로 이겨내야 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때문에 주님께서는 오늘

우리에게 스스로 조심하라고 이르신 것이라 싶습니다.

평소

믿음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이라면

해와 달과 별들에는 표징들이 나타나

모든 사람들이 두려운 예감으로 까무러칠 때

홀로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며 담대해질 수가 없을테니까요.

바다와 거센 파도 소리에 자지러진 민족들이 공포에 휩싸일 때

결코 그분을 기억하며

힘을 낼 수는 없을테니까요.

 

그날

그분을 뵙는 순간에도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뜻이 아닐까 짚어 생각합니다.

그분을 기다리고

그분의 약속을 믿는다 하면서도

믿음으로

사랑을 살아가지 못하고

세상을 선택한다면

그날 그 순간에 마저도

혼돈하며

어두움을 선택하여 주저앉을 수 있다는 이르심이라 새깁니다.

굳은 믿음도

훈련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삶 안에서

수없이 다가오는 선택의 순간들에서

사랑을 키워 나가고

늘 주님의 것을 선택해 나가는 일에

익숙해질 때,

그날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르심이라 믿습니다.

 

주님께서는

타락한 세상을 구하기 위해서 오십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모두가

그분의 성실한 제사장이 되어 살아가도록

힘을 주고 또 주기 위해서

오십니다.

 

때문에 그리스도인들에게는 갈등이 어울리지 않습니다.

우리는 땅의 것을 넘어

그분의 약속을 믿고 나아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방탕하고 만취하고 일상의 근심으로

찌들어 살아가는 일은 당연합니다.

그분의 제사장인 우리들이

언제나 어디서나 세상과 다르게

늘 사랑만 선택하고

언제나 그분의 사랑을 살아내는 일이 매우 중요한 까닭입니다.

 

혼돈은

먼저 그분의 나라를 구하지 않는 마음에서 시작됩니다.

갈등은

사랑을 저울질하는 일에서 비롯됩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느님의 마음에 들 수 있는지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우리의 희망과 꿈을 더 단단히 하는 대림입니다.

우리를 격려하기 위해서

다시

땅에 임하시는 그분께

믿음과 지식에서 일치를 이루고

성숙한 사람이 되며

그리스도의 충만한 경지에 다다르게”(에페 4,13) 되기를

희망하며

깨어 기도하는 믿음의 때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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