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주일 말씀 당겨 읽기

연중 제30주일<교회의 모든 모임은 당신의 것입니다>

(2020. 10. 25 탈출 22,20-26; 1테살 1,5-10; 마태 22,34-40)

 

어릴 적 예수님의 성적이 어떠했는지 아십니까?

방학을 맞아서 예수님은 성적표를 어머니 마리아에게 갖다 드렸습니다.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어머니 마리아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남편 요셉에게 보여야할 힘든 일이 남아 있지만 마음 속에 간직하였습니다.

 

화학

실험은 하지 않고 선생님이 등만 돌리면

물을 포도주로 변화시킨다.

 

글씨쓰기

공책이나 다른 학용품을 가지고 다니는 법이 없다.

그러니 땅 위에다 쓸 수밖에

 

운동

다른 아이들처럼 수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물위를 걸어다닌다.

 

표현력

분명하게 말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

언제나 비유를 통해서 표현한다.

 

품행

난처한 학생이다.

이방인들, 가난한 사람들, 타락한 사람들과 어울린다.

 

어느 신자분이 보내오신 것인데 재미있어 들려드렸습니다.

우등생일 수 없었던 예수님은

우리들도 복음을 제대로 산다면 결코 우등생일 수 없기에

또 다른 위로와 감사를 느끼도록 만들어 줍니다.

 

복음은 그날 바리사이들이 한데모였던 사실을 전합니다.

그리고 함께 의논하고 고민한 결과 마음마저 하나로 뭉쳐

예수님을 시험하기로 작정한 것을 알려 줍니다.

 

짧은 오늘 복음을 묵상하다가

문득 우리들의 모임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물론 교회 안의 모든 모임들은 매우 건전하고 진실로 복음적이며

참으로 사랑으로 꾸려지고 있을 것임을 의심하지 않습니다.

 

함께 어울리는 모습은 아름답습니다.

생각이 서로 서로 통하는 것은 정말 기쁜 일입니다.

더욱이 진리를 깨치기 위해서 모이는 일이야, 말할 나위 없이 소중합니다.

때문에 교회는 온 교우들이 함께 모여서 사랑을 배우고 봉사를 익히고

희생과 겸손을 통한 삶의 지혜를 공부하도록 배려합니다.

 

하지만 숱한 인연들과 얽힌 관계와 어울려 살아가는 삶의 틀 안에서 맺어진

많은 모임들에서도 과연 그러하신지요

수많은 모임에서 무엇을 듣고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의논하는지요?

그리고 어떤 결정을 내려 실천하시는지요?

 

자칫 잘못하면 우리의 모임도 바리사이들의 모임과 같을 수 있습니다.

어디서나 어디에서나 대접받을 생각만 했던 바리사이들처럼 모여서 

언제나 어느 때나 으스댈 궁리만 하게 될 것을 염려합니다.

기껏 모여서 “예수님을 시험하기로 결정하고

마침내 예수님을 죽이자고 마음을 합치는

고약한 집단이 될 것을 우려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계명을 새 계명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온 인류가 서로 사랑하기를 원하셨습니다.

우리의 모임은 예수님께서 살아내신

사랑의 삶을 살아내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어떤 관계 안에서도

사랑의 진실성으로 이웃을 받아들이도록 이끌어주어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나 인내하고 위로하시는

주님을 닮아 살아가도록 용기를 주어야 합니다.

 

머리로써가 아니라 하느님의 계명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이 되어야겠습니다.

계명을 지킨다는 것은 하느님의 심정을 헤아린다는 것이며

하느님의 심정을 헤아리는 사람은 천상의 지혜를 갖춘 사람입니다.

계명을 지킴으로써 믿음의 지혜가 쌓이게 됩니다.

주님께서는 이 지혜로 무장된 우리에게 한 발 더 나아가

단순히 신앙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당신의 뜻을 살아내는

인류 역사의 주인공이 될 것을 요구하십니다.

이 지혜는 가족을 구원으로 이끌 것이고 세상을 치유시키는 명약입니다.

 

따라서 계명은

우리에게 이 사랑을 익히도록 하느님께서 내리신 삶의 교과서입니다.

본당은 주님께서 주신 삶의 교과서로 사랑이 되고자 모인 곳입니다.

각양각색의 사람이 모여 서로 사랑을 주고 받는 곳이 본당입니다.

교회는 결코 뛰어난 인물의 집합체가 아닙니다.

누구보다 잘난 순서로 뽑은 인물의 집단도 아닙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 원하시고 함께 하시기에

세상을 변화시킬 힘을 지닌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하느님께로부터 받은 힘을 잘 사용할 수 있도록

우리 월평 공동체구성원 모두가

상대의 변화에 주목하기보다

자신의 변화에 예민해지기 원합니다.

진심으로

주님 닮은 이타적인 삶으로 변화 받는 은총을 소유하시길 원합니다.

마음 안에 타오른 신앙의 불꽃으로

초기 공동체처럼 주님 눈에 돋보이는 본당이 되기를 소원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누추한 마굿간, 냄새나는 초라한 마음에는 자리하십니다.

하지만 자신으로 가득한 교만한 마음 안에는 절대 자리하지 않으십니다.

교회의 모든 모임들이 

그분의 언어로만 통하고

그분의 사랑만을 익히는

그분의 것이 되어

그분의 일에만 사용되기를 소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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